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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디지털 금융 및 핀테크 산업은 어디쯤 왔을까?

icon view4306 2022-03-30

베트남의 금융산업은 2018년 기준으로 GDP(2,400억 달러)의 5.3%를 차지하고 있어 경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작다. 그러나 1986년 도이모이(Đổi mới 쇄신이란 뜻) 정책 도입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금융산업 지원 확대와 소득 증가에 따른 금융수요 증가, 금융시장 개방화 등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WEF(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하는 베트남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살펴보면 그 순위가 2010년 65위에서 2013년 93위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점차 상승해 2019년 60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력 점수는 2010년 70점을 기록한 것에 반해 2019년 64점으로 떨어지며 확연한 발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은행의 글로벌 핀테크 데이터에 따르면 베트남의 금융계좌를 보유한 15세 이상의 인구는 2017년 기준 전체 30.8%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평균인 69.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며, 동남아시아 평균 7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 나파스(NAPAS, National Payment Corporation Vietnam)에서는 2019년 10월 기준 만 15세 이상 중 은행 계좌를 소유한 인구가 63%로 올랐다고 발표했고, 베트남중앙은행(SBV)은 오는 2030년까지 15세 이상 베트남 인구의 90%가 은행 계좌를 갖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나파스는 2020년 베트남 설 연휴부터 3월 중순까지 비현금 거래 금액이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채널 확대

코로나19는 베트남 디지털 경제 발전에 많은 변화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 확인(e-KYC)에 대한 정부 규제가 완화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비대면 무지점의 디지털은행 및 핀테크 기업들이 설립될 수 있게 되었다.

베트남 정부는 디지털 금융 발전을 위해 기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전자결제 및 전자서명을 허용함에 따라 베트남 내 전자결제 핀테크 기업들의 수가 최근 2년 동안 빠르게 증가(2021년 3월 기준 39개)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하노이, 호찌민시를 포함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보유한 베트남 전체 고객은 2019년 35% 수준이기에 핀테크를 활용한다면 금융 포용성이 개선되고 경제 성장 및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IDC와 Backbase의 2021년 2월에 발표된 보고서(FINTECH AND DIGITAL BANKING 2025 ASIA PACIFIC- SECOND EDITION)에 따르면, 2021년에서 2025년 사이 베트남의 비대면 모바일 거래는 300%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25년 이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주요 APAC 시장의 디지털 금융서비스 산업 생태계 동향보고서에서는 베트남의 시중 은행들은 모바일 채널과 디지털 전략을 핵심 사업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비대면 디지털 금융 활성화를 전개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모바일 결제, 게임, 개인화 분야에서 많은 혁신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2021년 7월에 발표된 모바일 결제 전문기업 보쿠(BOKU)와 주니퍼리서치(Juniper Research)의 「전세계 모바일 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내 모바일 지갑 보급률 및 시장 침투율은 2020년 19.7%에서 2025년 55.5%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폭넓게 관찰될 것으로 파악되는데, 동남아시아 모바일 전자 지갑 시장은 2020~2025년 311%의 증가율로 가장 빠르게 성장될 거라 예상하며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전역에서 약 4억 3970만 개의 모바일 지갑이 생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DC/Backbase 보고서에 강조된 또 다른 주요 동향은 고객들의 신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베트남 은행들이 디지털 대출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부터 베트남의 대출 증가율은 매년 두 자릿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이미 베트남 시중은행 80%가 신용위험과 자산부채 관리에 재투자해 비대면 대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디지털 금융 및 핀테크 현황

디지털 금융 및 핀테크 기업의 도약은 금융산업 전 분야에 크게 두가지 영향을 주었다. 하나는 기존의 지점 거래 혹은 대면 거래로 이루어지던 금융거래가 비대면거래로 바뀌게 된 것, 다른 하나는 기존에 제공하지 않았던 새로운 금융상품 및 금융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까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시아 시장 전문 컨설팅 회사인 솔리디언스(Solidiance)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베트남 핀테크 시장 규모는 44억 달러였고, 이 중 89%가 모바일 결제 부분이다. 베트남 디지털결제 부문은 2017~2025년 기간에 연평균 12.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결제 외 핀테크 부문은 개인 금융 부문이 9%, 기업 금융 부문이 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5년에는 각각 전체 시장의 24%, 6%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베트남 핀테크 시장 부문별 비중 및 전망(출처 : 솔리디언스 2018)

최근 베트남 핀테크의 빠른 성장 요인으로 ▲베트남 소비자의 낮은 은행 이용률 ▲경직적 은행 수수료 ▲높은 모바일 이용률 ▲코로나19로 인한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이용 증가와 베트남 정부의 전자금융 활성화에 따른 관련 규제 완화가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의 핀테크 산업은 2019년 기준으로 136개 기업이 지급결제, P2P 대출, 보험,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중 지급결제 부문에 35개, 자금조달 및 대출에 32개, 자산관리에 15개 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 핀테크 분야(출처: Fintech News Singapore)

2020년 베트남 정부 및 중앙은행에서는 전자정부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법률 제한 없이 미법(米法)이었던 비대면실명확인(e-KYC)을 개정하여 비대면으로 통장 개설과 전자서명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고 규제 샌드박스 도입으로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서비스 활성화를 주요 과제를 설정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0년 베트남 정부 및 중앙은행 주요 지원 정책

베트남 핀테크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 기준 베트남 핀테크 기업 수는 싱가폴 핀테크 뉴스 기준 126개 정도이며 주변 아세안 국가인 싱가폴(1,157개), 인도네시아(511개), 말레이시아(376개) 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하지만 Banking Strategy Institute의 부사장인 Pham Xuan Hoe에 따르면 베트남의 핀테크 시장은 2021년에 90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ASEAN의 4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핀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베트남의 전통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낮은 활용도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결제의 확산, 그리고 EU 포함 190개국과 자유무역체결(FTA) 등으로 선진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베트남에 쉽게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우옌 만 흥(Nguyen Manh Hung) 정보통신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디지털경제로 전환을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정부와 기업, 사회는 전자결제, 온라인 교육, 전자정부 등 디지털 기술 발전에 역량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 외 2019년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핀테크 부문은 P2P(Peer-to-Peer) 대출이다. 베트남 속담에 ‘소득이 10이라면 북부 베트남인은 1을 쓰고, 남부 베트남인은 11을 쓴다’라는 말이 있다. 베트남 남부 사람들은 소득보다 소비가 많다고 한다. 또한 대다수 베트남 사람들은 장기적인 저축보다는 당장의 소비를 선호하고 있으며 넓어진 베트남 중산층과 소비시장 및 교육시장 등의 확대로 대출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IDC Financial Insights는 FinTech Fast 101 보고서에서 2020년 11개국(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한국, 호주) 주요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 핀테크 기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베트남 5개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IDC Financial Insights 2020년 보고서, 베트남 핀테크 기업 5개도 포함되어 있다.(출처 : IDC Financial Insights)

베트남 P2P 대출 플랫폼의 대표 기업인 티마(Tima)는 400만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38억 달러의 대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티마 외에도 중소기업 자금 조달을 위한 P2P 대출 플랫폼인 ‘Growth Wealth’, ‘Huy Dong’가 있으며, 소액 단기 대출 ‘Vay Muon’ 등 23개의 스타트업이 P2P 대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베트남 정부의 디지털 금융 장려

베트남 정부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전자결제 인프라와 기술도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2016년 12월 현금 사용을 줄이고 전자결제를 장려하기 위한 ‘비현금결제 개발계획(2016~2020)’을 발표하고 추진 중에 있다.

2018년 2월에는 공공서비스 부문의 비현금결제 촉진 계획을 통해 2019년 12월까지 52개 시·성(province) 도시 내 모든 학교 및 병원에 비현금 결제 솔루션(카드 리더기 또는 QR코드 스캐너, 전자결제 모바일 앱)을 마련하도록 지시하였다.

수도를 포함한 주(州) 수준의 도시지역 세금 납부는 80%를 은행을 통해 비현금으로 납부해야하고, 주요 도시 지역에 위치한 전력회사는 70%, 수도회사 70%, 대학 100%, 병원 50% 이상이 비현금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2019년부터 매년 6월 16일을 ‘현금 없는 날(Ngày không ti ền m ặt)’로 지정하고 관련 행사를 기획하여 정부와 민간 부문(은행, 결제회사, 핀테크 회사, 온라인 쇼핑몰 회사 등)이 협력하여 다양한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장려책을 마련하고 있다.

2020년 2월 베트남 응웬 쑤언 푹(Nguyễn Xuân Phúc) 총리는 2030년 포괄적 국가금융 전략안에 서명했다. 이 전략은 개인과 기업, 특히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결제, 송금, 저축, 보험, 대출 및 신용 등 기본적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 저렴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포괄적 국가 금융 전략은 2025년까지 성인의 80%이상이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비현금결제를 매년 20~25% 확대하며, 25만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베트남의 ‘2025년 포괄적 금융 전략 결의안’ 일부 요약


2025년 말까지 달성 목표:
– 성인 인구의 최소 80%는 은행 계좌 또는 인증된 기관의 거래 계좌 소유. 2030년까지 성인 1명당 은행 또는 인증된 기관의 거래 계좌를 최소 1개씩 소유할 것을 목표
– 성인 인구 10만 명당 상업은행 거래소/거래지점 수 최소 20개 확보
– 금융 서비스 지점(신용 기관 거래소, 은행)을 총 동네(xã, commune) 수 대비 최소 50% 설치 (사회정책은행 제외)
– 성인 인구의 최소 25~30%가 신용 기관에 예금/저축
– 비현금 결제 거래 건은 연간 20~25%씩 성장률을 기록할 것
– 영세 기업 및 중소기업 25만 곳이 신용 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것
– 전체 신용 대출 대비 ‘농업 및 농촌 발전 대출’이 경제의 25%를 차지할 것
– (사회 보험이 아닌) 보험료 수입이 GDP의 3.5%에 이를 것
– 성인 인구 중 최소 70%는 중앙은행의 신용 정보 시스템에 신용 기록이 있을 것

자료: Decision 149/QD-TTg

베트남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면서 정보산업에 외국인투자자본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으며, 핀테크 기업들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베트남 소비자들의 금융 생활에 있어서 개별 금융 기관은 각자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전담하며 존속해왔다. 베트남 경제 전반에서 금융 기관이 담당해주고 있는 역할의 중요성 때문에 정부의 직간접적인 규제를 받아 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상당한 보호를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그리고 시장 원리에 입각한 산업 내외의 경쟁과 혁신으로 인해 이러한 금융 산업의 형태도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했다.

이미 금융선진국에서 진행된 변화의 흐름이며, 베트남 금융 시장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과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상이 발표된 2020년 8월 이후에는 유럽의 금융기업과 수백개의 핀테크 기업들이 베트남 포함 동남아시아 시장에 본격 도전을 하게 되어 베트남 금융 시장의 변화는 아세안 어느 시장보다 빠를 전망이다.

베트남 디지털 금융 물결에 편승하라!

2017년 UTC investment와 Korea Omega Investment에서 투자한 베트남 유일의 한국자본(70%)과 경영진으로 구성된 전자결제회사 VNPT EPAY는 한국형 PG(Payment Gateway) 모델과 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취급 금액 68조동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 금융사인 핑거는 동남아시아 핀테크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2017년 베트남에 핀테크 법인 ‘핑거비나’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베트남 기업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에 있다. 또한 2021년 1월 베트남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KB금융그룹은 베트남 핀테크 기업인 G그룹과 협력하여 핀테크 합작사인 ‘KB피나(KB Fina)’를 설립하여 베트남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신한은행베트남, 우리은행베트남 등이 베트남 현지 대표 핀테크 업체인 모모(Momo), 잘로(Zalo), VN페이, 그랩(Grab) 등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의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에 중국 외 한국, 일본, 미국, 유럽 국가들의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베트남 디지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베트남에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베트남의 디지털 비대면 물결에 편승하여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가지길 바란다.

글쓴이 이정훈

베트남 IT기업 ‘핑거비나’ 대표
책 <NOW 베트남, 성장하는 곳에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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