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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에 선정된 글로벌 파티시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빵집을 시작하다

icon view3597 2021-02-02
Veyond 매거진

사실 김상현 대표는 한국보다는 외신에 먼저 이름을 알렸다. 포브스는 2019년 그를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한 바 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제빵 분야에 몰두했던 그는 포브스의 ‘영 리더’에 선정되자 “지난 10년간 흘린 땀과 열정을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브래드팩토리 김상현 대표

해당 업계에서의 커리어도 남다르다. 김상현 대표는 한국에서 열린 각종 제빵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14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 대회, ‘Italy Pastry World Cup 2013’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제빵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을 쌓고 전문가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게 된 그는 2016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김상현 대표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브래드팩토리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타입의 ‘한류’를 준비하고 있는 김상현 대표를 VEYOND가 만나보았다.

포브스(Forbes)에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되었다. 기분이 어땠나?

어렸을 때부터 제과 제빵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고 싶었다.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하며 하나하나 꿈을 이루어가던 중 포브스에서 연락이 왔다. 내 꿈과 열정을 인정해 준 것 같았다. 그때가 이 일을 시작한 지 딱 10년째 되던 해였다. 그간 흘린 땀과 열정에 대한 선물 같았다.

​선정이 되고 난 뒤 홍콩으로 초청받았다. 각 분야에서 선정된 청년 리더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분야는 달라도 공통점은 있었다. 다들 자기 분야에 큰 열정과 자부심이 있었다는 점이다. 자기 분야에 최고가 되어있는 사람들과 각자의 목표를 공유하는 매우 즐거운 경험을 했다.

수상도 많이 하고 이력도 화려하다.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베트남까지 건너가 창업한 이유는?

한국은 인재가 넘쳐난다. 그 덕분인지, 똑똑한 인재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실업난을 겪고 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상상을 해보고 싶었다. 훌륭한 인재들이 한국 안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를 외국에 쓰면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성취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이 아니라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베트남에서 시작했다.

하노이 대학교 후원하는 브래드팩토리
하노이 국립대학교 후원에 참여한 브래드팩토리
(instagram @bread._.kim)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 제빵 기술이 높을 것이라 기대되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베트남에 시장조사를 오기 전까지는 베트남 제빵 기술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베트남이 프랑스 문화권에 있으면서 기술력이 높아진 것은 맞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 기술이 바게트처럼 ‘서양에서 주로 먹는 빵’에만 편중된 것을 알 수 있다.

​베트남은 아시아 국가에다가 유교권 문화다. 즉, 빵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비슷하다. 프랑스는 빵이 주식인 나라이지만 한국과 베트남은 간식 개념이다. 유럽 사람들은 바게트를 사서 햄이나 소시지, 또는 햄을 곁들여 먹지만 한국 같은 나라는 그냥 소시지 빵을 사 먹는다.

흥미로운 것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비슷해서 바게트보다는 소시지 빵처럼 바게트 속에 소시지와 고기 야채가 들어가 있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베트남 시장을 공략했다. 한국에서 잘 팔리는 것은 베트남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 생각했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베트남 인스타그램 피드
베트남에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브래드팩토리
(instagram @breadfactory_viet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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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창업할 때 어떤 점이 어려웠나?

베트남에서 창업을 시작한 지 3년째다. 여기에 있으면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온 사람들을 지켜보니 성공률이 채 10%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 ‘한국이 더 기술력이 좋고 치열한 시장이니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들어온다. 그리고 대부분은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을 맞추지 못하고 실패한다.

​내가 있는 하노이는 화교들도 잘 정착을 하지 못하는 나라다. 그만큼 자국민들의 문화적 단결력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그저 ‘한국에서 잘나가니까 베트남에서도 잘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칠 확률이 높다. 베트남에서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무조건 베트남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내가 파는 상품을 현지인들에게 스며들 게 할 수 있다.

​베트남은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다. ‘한국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 F&B 사업분야부터 시작해서 IT,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적응하고 살아남으려면 충분히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어쩌면 한국보다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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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지금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제빵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사업분야를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지금은 베이커리지만 앞으로는 F&B와 부동산까지 분야를 확대하고 싶다. 한국은 은퇴자의 노후 문제도 심각한데, 은퇴자가 은퇴자금으로 투자하고 그 돈으로 청년들이 사업을 펼치는 모델도 구상 중이다.

​한국은 치열한 나라다. 그들에게 한국이 아니라 베트남에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은퇴자와 청년들이 베트남에서 상생하는 모델, 그걸 만들어보고 싶다.

 
 

​글로벌적으로 충분한 인지도와 실력을 쌓은 김상현 대표가 베트남으로 건너간 것은 단순히 시장성에 입각한 판단은 아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 베트남이라는 가능성 있는 길을 찾아올 수 있도록 먼저 빛을 비추기 위함’이 컸다. 인터뷰 이후, 김상현 대표가 그려갈 결과가 더욱 궁금해졌다. 연평균 5% 이상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원대한 미래만큼이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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