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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의 감성을 베트남 음악에서 느낀다? 주목할 만한 베트남 인디 뮤지션 BEST 3

icon view2755 2021-03-15
Veyond 매거진

‘베트남 음악을 주목하라’

음악에 관심 있는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더 정확히 하려면 여기에 ‘인디’라는 단어를 추가해야 한다.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이지만, 인디음악의 움직임이 정말로 심상치 않다.

​그러기에 앞서 인디라는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디는 장르가 아니다. 팝, 힙합, 록은 장르지만 인디는 장르가 아니다. 정확히는 산업이자 시스템을 말한다. 거대 자본이나 대형 기획사에서 독립적인(INDEPENDENT) 시스템, 즉 아티스트가 자기 음악의 주도권을 온전히 잡고 앨범을 발표하고 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인디다.

호찌민의 라이브 클럽 요코 카페
호찌민의 대표적인 라이브 클럽 ‘요코 카페’

베트남의 인디 씬과 인디음악은 최근 몇 년 간 눈에 띄게 부흥해왔다. 베트남의 카페에서 이들 인디 아티스트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건 이제 예삿일이다. 베트남의 경우 베트남 전쟁과 무관하게 말할 수 없는 윗세대가 있고 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젊은 세대가 있다. 그리고 베트남의 인디 씬과 인디음악의 부흥은 이러한 베트남의 젊은이들이 만들어냈다.

베트남의 인디 씬은 주로 밴드 음악이 눈에 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아티스트는 보다 록에 가깝고, 어떤 아티스트는 모던록과 가장 닮아 있으며, 어떤 아티스트는 록이라기보단 팝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지만, 많은 인디 아티스트가 밴드 음악의 정체성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 가수 앨범들
한국의 경우에도 밴드 음악이 인디씬을 주도하였다. 사진은 당대 대표 밴드인 ‘자우림’과 ‘델리스파이스’의 앨범 커버

혹시라도 엄한 우월의식으로 베트남의 인디음악을 월드 뮤직의 느낌으로 짐작하면 명백한 오산이다. 베트남 밴드 음악은 로컬의 진함과 국제적인 보편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믿지 못하겠다면, 그 편견을 확실하게 부술 수 있는 대표 뮤지션들을 아래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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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홍대의 감성을 베트남 인디음악에서 느끼다

베트남 인디음악 부흥의 선두주자로 먼저 Ngọt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멤버가 1995년생 초등학교 친구들로 구성된 이 밴드는 아마 베트남 인디 아티스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팀일 것이다. 2013년에 팀을 결성하고 2014년에 데뷔한 이들은 2016년에 데뷔 앨범 [Sweet]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앨범은 4일 만에 1천장이 팔리는 등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둔다. Ngọt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렵다. 그들은 왈츠를 응용하기도 하고 집시음악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다. 또 어떤 노래들은 마치 한국의 언니네 이발관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Cá hồi hoang 역시 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Cá hồi hoang은 호찌민에 근거지를 둔 3인조 밴드다. 야생 연어라는 뜻의 밴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팀은 2013년 데뷔한 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Cá hồi hoang의 음악은 록이라기보단 신스팝, 혹은 레트로 팝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그들의 대표곡인 Chờ 같은 노래를 들어보면 더욱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의 아도이나 9와 숫자들 같은 밴드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그룹이다.

 

한편 솔로 아티스트 Vũ는 ‘베트남 인디음악의 왕자’로 불린다. Vũ는 베트남 인디 아티스트 중에서 누구보다 짙은 서정성을 품은 음악을 추구한다. 슬프지만 처량하진 않고 차분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음악이 바로 Vũ의 음악이다. 마치 한국 시골의 여름을 떠올리게도 하는 그의 대표곡 ‘Mùa Hè Của Em’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1천1백만이 넘었다. 나는 Vũ의 음악을 들을 때면 늘 한국의 싱어송라이터 ‘짙은’이 떠오르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무대를 장식하는 시대를 만나기까지 이 땅에서 샐 수 없이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있어왔다. 이런 맥락에서 베트남 인디음악의 부상은 참 반가운 부분이 많다. 1억 인구의 가능성이 경제 성장을 넘어 음악과 만나는 순간, 그 결과물은 3,000Km 떨어진 우리에게 어떠한 감동을 가져다줄까?

​veyond

Written By 김봉현
힙합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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