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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 모빌리티 시장의 격전지가 되다

icon view3703 2022-12-13

베트남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쌀국수’ 대신 ‘오토바이’라고 답하는 당신은 베트남 여행 경력자일 확률이 높다. 도심을 한가득 채운 오토바이 행렬은 베트남이 아니면 보기 힘든 풍경이다. 라이더의 모습도 다채롭다.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부터 갓난아이를 안고 탑승한 주부에, 셋이서 타는 가족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오토바이와 함께 거리를 달린다.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나라로 불린다. 2018년 기준 베트남의 오토바이 등록수는 4,600만 대를 넘어섰다. 베트남의 인구가 대략 9,700만 명이니, 시민 2명당 오토바이 1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의 오토바이 시장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크다. 물론 앞선 세 나라는 베트남보다 인구가 몇 배는 많다. 인구수 대비 오토바이 판매 대수로 따지면 베트남은 독보적인 세계 1등이다.

현재 모빌리티 시장은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그랩(Grab)을 중심으로 베트남의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오토바이는 물론 자동차 시장 역시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자동차 시장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8%의 누적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베트남 정부 역시 적극적이다. 베트남은 국가 산업 발전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모빌리티를 비롯한 클린에너지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시장이 베트남을 주목한 이유? 젊고 성장하며 개선한다

사진출처=셔터스톡

그렇다면 오토바이의 나라는 어떻게 모빌리티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 첫 번째 이유는 ‘젊음’에 있다. 베트남의 평균 연령은 32세로, 2019년 기준 베트남 전체 인구의 절반인 47.2%가 MZ세대에 해당한다. 이들은 베트남 내에서 주력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며 베트남 경제를 이끌고 있다. 활발히 이동하며 ICT에 익숙한 베트남 젊은 층은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꼽힌다.

두 번째는 ‘성장’이다. 베트남의 경제 수준은 급격히 성장 중이다. 2019년 이전까지 베트남은 평균 6~7%의 GDP 성장률을 이뤄냈다. 비록 코로나19로 2020년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2.91%를 기록했지만, 베트남은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굳건히 성장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솔루션(Fitch Solutions)은 향후 10년간 베트남 경제성장률이 연 6.5%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에 따라 자연스레 모빌리티 시장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속적인 ‘개선’ 역시 베트남 시장의 강점이다. 먼저 불편했던 교통 인프라는 차츰차츰 개선 중이다. 오토바이의 나라는 곧 지하철 시대를 맞이할 단계에 이르렀다. 앞서 운행 중인 하노이에 이어 호찌민 1호선 지하철 노선이 완공되어 개통을 코앞에 앞둔 상황이다. 지상 도로 역시 개선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도로망 6,400㎞를 확충하는 등 매년 GDP의 5.7%를 교통 인프라 개선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오토바이로 인한 환경오염을 개선하려는 정부 정책으로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전망 역시 밝다.

사진출처=셔터스톡

젊음과 성장, 그리고 개선,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베트남 모빌리티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젊고 부유한 베트남 MZ세대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여기에 오토바이에 친숙한 문화 덕분에 퍼스널 모빌리티나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유망 서비스의 수요층 역시 탄탄하다. 물론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베트남의 모빌리티 시장 속 격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심에는 바로 차량 공유 플랫폼이 있다.

공룡이 된 그랩(Grab)과 이에 맞서는 차량 공유 플랫폼

사진출처=셔터스톡

베트남 여행 시 유명한 스마트폰 필수 앱이 있다. 한국에 카카오 택시가 있다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그랩은 우버를 제치고 동남아시아를 석권한 차량 공유 플랫폼 기업이다. 베트남 차량 공유 시장에서 그랩은 2020년 상반기 기준 74.6% 점유율을 기록했다. 베트남 차량 공유 4대 중 3대는 그랩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현재 베트남 모빌리티 시장에서 그랩은 그야말로 공룡이다. 그랩은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모바일 결제, 푸드 딜리버리 등, 플랫폼 거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랩(Grab)의 식음료 배달 서비스인 그랩푸드(GrabFood)는 론칭 이후 9개월 만에 주문량이 25배 폭증할 정도로 인기다. 모바일 결제, 핀테크 시장 역시 그랩이 강세다. 그랩페이(GrabPay)와 그랩인슈어(GrabInsure) 등, 그랩이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는 동남아시아 전역을 휩쓰는 중이다.

베트남은 그랩에 있어 핵심 국가 중 하나다. 2019년에 향후 5년간 베트남에 5억 달러(약 6,069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랩은 베트남에 진심인 기업이다. 그만큼 베트남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모빌리티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요층이 탄탄해서다. 하지만 그랩이 안심하기는 섣부른 상황이다. 독점적인 지위에 오른 만큼 불만도 커졌기 때문이다. 할인 혜택 축소와 수수료 인상 등 여러 문제로, 승객과 기사 사이에서 그랩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후발주자들의 고군분투도 이어지고 있다. 패스트고(Fastgo), 에이버(ABer), 바토(Vato), 비(be), 고비엣(Go-Viet) 등, 차량 공유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특히 베트남 토종 차량 공유 플랫폼인 패스트고(FastGo)는 헬리콥터 공유 서비스인 ‘패스트 스카이(Fast Sky)’를 도입해 이목을 끌었다. 차량 공유 플랫폼 시장의 범주를 지상에서 하늘까지 넓힌 셈이다.

베트남 차량 공유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은 모빌리티 시장 전반을 넓히고 있다. ABI리서치는 2025년 베트남의 차량 공유 시장 규모를 4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 추산치인 11억 달러보다 대략 4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그랩은 더 거대한 공룡이 될까, 아니면 후발주자와의 경쟁을 통해 또 다른 혁신이 시작될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베트남 전체 모빌리티 시장이 앞으로 더욱 유망해진다는 미래다.

환경오염을 타파할 혁신,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사진출처=셔터스톡

오토바이의 나라가 오토바이를 거부한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2018년 6월 오토바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2030년부터 하노이는 오토바이 없는 도시가 된다. 이유는 바로 심각한 환경오염 때문이다. 도로 위 수많은 오토바이가 내뿜는 매연은 베트남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하노이의 경우 2019년 9월 에어비주얼이 실시한 대기질지수(AQI) 측정에서 대기오염 전 세계 1위에 선정됐을 정도다. 그럼에도 베트남의 오토바이 사랑을 쉽게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에 베트남에서는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이 싹트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발달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베트남은 전기이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는 그동안 베트남인에게 익숙한 오토바이를 대체할 친환경 모빌리티다. 정부의 환경 보호 정책과 베트남인의 오토바이 사랑 사이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은 쭉 유력할 전망이다.

먼 미래가 아니다.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세는 벌써 무섭도록 가파르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7년에서 2019년까지 베트남의 전기이륜차 시장 성장률은 30%에 육박했다. 2025년까지 베트남 전기오토바이 시장은 22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될 정도다. 이제 오토바이의 나라는 친환경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역동적인 베트남 모빌리티 시장이 보여줄 앞으로의 혁신을 기대해 본다.

ⓒVEYOND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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