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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전에 잠깐, 이곳은 정말 기회의 땅일까?

icon view685 2020-08-05
Veyond 매거진

“베트남은 7080년대 한국 같다.”

호찌민의 첫인상은 그랬다. 그렇다면 한국의 과거를 통해 베트남의 경제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고, 그만큼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9700만 인구, 매년 6% 이상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국민 평균 연령 30세라는 가능성까지 가지고 있는 곳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내가 만난 호찌민 사람들은 참 친절했다. 베트남어도 서툰 나를 모임에 자연스럽게 초대하고, 귀한 술을 빈번하게 대접받았다. 새롭게 친구를 사귀는 일도 어렵지 않았고 현지 음식을 종종 선물 받기도 하였다. 한국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사업가들도 마주할 기회가 많았다. 이런 분위기에 새벽까지 활발히 움직이는 오토바이 경적 소리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호찌민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막연하게 가졌던 기대감이 더욱 부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1년이 지났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베트남은 생각보다 쉬운 곳이 아니었다.

베트남은 정말 무한한 기회의 땅일까?

베트남 여자 뒷모습

1. 베트남은 생각보다 낯설다

베트남을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흔히 “박항서 효과”를 기대하곤 한다.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사업상 실질적인 이점이 생겨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 건강 등의 대형 브랜드나 현지 마케팅이 활발한 특정 브랜드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무무소’ 등의 한국 브랜드를 위장한 프랜차이즈도 다수가 존재한다. 태국, 중국에서 유통되는 다수의 상품들은 한국 상품을 사칭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빈번하며, 특히 인기가 많은 한국 화장품은 포장지를 복제한 가짜 상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 한국 기업 현지 마케팅
KOTRA 차원에서 가짜 상품을 판별하는 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 KOTRA 호찌민 무역관

물론 많은 온라인 쇼핑몰은 인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한국 화장품 구매 시 신뢰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과 거래하거나 여행객에 의해서 핸드 캐리로 유통되는 제품들을 주로 구매하고 있다. 이러한 자정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이슈는 여전하다. 베트남 시장 진출을 생각하는 사업자들은 ‘한국’이라는 브랜드만 믿을 것이 아니라 현지 마케팅 방안에 대해서 매우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2. ‘띵깜’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중국에 꽌시(關係)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띵깜(tình cảm)’이 있다. 서로 간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지 문화 덕분에 사업 관계자는 물론이며 공안(공산당원)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분명 법이나 합리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며, 따라서 많은 한국인들은 주변의 ‘띵깜’을 활용하거나 ‘띵깜 쌓기’에 집중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베트남 띵깜 쌓기
우리말로 ‘정감’을 의미하는 띵깜(tình cảm)

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상식에 맞지 않는 일까지 ‘띵깜’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특정한 관계에 기대 일을 추진하는 것은 상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띵깜에 대한 정서도 지역별로 다르다. 남부 지방 호찌민시는 띵깜에 대한 장벽이 그리 높지 않은 만큼 사업상의 독점적인 관계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북부 지방은 반대로 사업상 공안의 입김이 강하고 장벽도 높은 편이다.

3. 베트남은 생각보다 불편하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에 비해서 도로 인프라 발전이 더디다. 특히 호찌민시는 과거에 난개발로 인한 도로 정비의 어려움도 있고 재정 지원이 열악하여 도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또한, 보도블록이 멀쩡한 곳이 드물고 상가들은 상당히 낙후된 곳이 많다.

베트남 도로 발전 어려움
아직 많은 발전이 필요한 베트남

베트남은 교육열이 상당히 높지만 전반적으로 교육 서비스의 질은 낮은 편이다. 아직까지 서비스업은 품질이 낮거나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온라인 판매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품의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며, 페이스북이나 잘로(현지 대표 메신저)등을 통한 그레이마켓의 비중이 상당히 높으며 전자결제보다는 현금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아직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레는 나의 ‘베트남’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말은 변화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빠르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4위 오토바이 보유국답게 음식, 개별 물품 배달 서비스가 잘 정착해 있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들도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으며, 해외 각국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상품은 베트남 소비자들도 동시에 소비한다.

베트남 오토바이 온라인 플랫폼
트렌드에 민감한 베트남의 ‘도이머이세대’

더군다나 한국은 베트남에 대규모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외국계 기업 중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와 높은 급여를 제공하면서 ‘한국어’ 열풍이나 ‘한국 기업 취뽀’를 꿈꾸게 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주)대원과 같이 오래전부터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을 통해서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과 정서적인 거리를 부지런히 좁혀왔다.

대원은 2001년 섬유사업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후, 2004년부터 건설업에 뛰어들어 아파트·공단·신도시 사업 등 베트남 건설업계의 맹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호찌민시 중심부 빈탄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한 대원의 `혼까우 칸타빌` 아파트는 2006년 분양 당시 1㎡당 3000달러에 완판되어 ‘베트남 최고가 아파트`로 이름을 날렸다.

2019년 6월, ‘매일경제’ 보도 中

베트남의 높은 경제 성장으로 인해 기회들은 분명히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베트남이 어디까지 와있고 어느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한 베트남은 공산당이 중심이 되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사업상 기회만큼이나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찾아올 수 있다. 지금 시기에 올라타려는 급박함 보다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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