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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최초 코로나 백신을 만든 ‘나노젠’ 신동민 CFO가 말하는 베트남 제약시장의 모든 것

icon view4442 2020-12-15
Veyond 매거진

지난 12월 14일, 베트남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코로나 백신 임상을 승인받은 ‘나노젠’이 코로나 백신의 효과적인 임상 확대를 위해 내년 5월까지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추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참고로 ‘나노젠’은 베트남 기업으로 동남아시아 유일의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입니다. 2012년에는 베트남에 간염치료제를 개발 보급함으로써 5%(450만 명)에 달하던 베트남 국민의 간염 보균율을 크게 낮추면서 ‘국민 바이오 기업’으로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곳의 재무이사(CFO)는 증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여 제약회사 이직이라는 독특한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으신 ‘신동민’ 님이신데요, VEYOND에서 신동민 이사님을 만나 뵙고 독특한 커리어에 대한 배경 및 베트남 제약 업계에 대한 것들을 여쭤보았습니다.

베트남 코로나 백신 나노코박스
베트남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코로나 백신 임상을 승인받은 나노젠의 ‘나노코박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999년 대우증권에 입사하여 애널리스트, IPO부, 홍콩법인 등을 거쳐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 합병 후 미래에셋베트남에서 2년간 리서치, IB, 주식운용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4월부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베트남 바이오 제약회사 나노젠(Nanogen)으로 이직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나노젠에서 재무이사로서 관리회계, 재무보고, IR 등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면 농수산물 생산 같은 1차 산업이나 신발 의류 제조 같은 경공업이 떠오릅니다. 제약업은 좀 생소한 편인데요,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베트남 제약업은 2018년부터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10.1%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2023년에는 시장규모 약 170조 동(우리 돈 약 8.6조 원)에 달할 예정입니다. 작년 베트남의 GDP 성장률이 7%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베트남 제약업의 특징은 수입 약의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전체 시장 규모의 58%가량이 한국과 유럽, 그리고 인도 같은 나라에서 수입된 의약품입니다. 반대로 설명하자면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이 42%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수입약은 주로 ETC(Ethical Drug, 병원 처방약) 로 병원 처방약의 71.5%를 차지합니다.

베트남 제약사들의 제품은 주로 OTC(일반의약품)로 소비됩니다. 수입약이 ETC로 주로 소비되는 이유는 의사들이 수입약을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수입약에 대한 로열티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글로벌 수준의 생산품질규격(GMP) 을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의 의료 수준을 살펴보면 베트남 제약 산업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데요, 베트남의 평균 수명은 75세(2017년 기준), 인구 1만 명당 병상 수는 26개, 의사 수는 8.6명, 전체 병원 수는 1346개(공공 1200개, 민영 146개)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병상수(123개)와 의사수(19명 수준)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사망원인으로 따져보았을 때는 뇌졸중, 심장질환, 교통사고, 폐 및 간 관련 질환 사망률이 높으며,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진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암으로 인한 사망 환자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암 수술에 대한 인식을 다룬 기사
아직도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암 수술이 사망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cancercontrol

아직 베트남의 보건 환경이 좋지 않은 데에는 여러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데 먼저 국가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1,200개로 절대다수에 이르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실제 제가 베트남에 있을 당시 저희 직원이 다쳐서 외과수술을 받기 위해 국영 구(區, District) 병원에 입원했는데, 절대적인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환자들은 복도의 야전침대 같은 곳에 누워있었습니다. 위생관리도 엉망이었습니다.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부의 보건 지출 비용이 넉넉치 않고 종사자들 대부분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민간에 비해 열악한 의료시설과 위생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베트남 국공립 병원의 현실입니다. 물론 상급병원의 경우 시설이 많이 좋아지고는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베트남 정부가 보건 정책에 큰 힘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향후 의료, 보건 분야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반증 아닐까요?

베트남 국기와 의료기기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은 베트남 보건 업계


지금 근무하고 있는 나노젠(Nanogen)은 바이오시밀러 회사입니다. 나노젠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의약품을 새로 개발할 경우 거기에 들어간 투자 비용과 시간 등을 보전해 주기 위해 개발사에 특허권을 부여합니다. 이렇게 최초에 개발된 제품을 ‘오리지널’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특허권을 평생 보장해 줄 수는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의약품을 활용하게 하기 위함인데요. 그래서 보통 20년간의 특허 기간이 끝나면 다른 제약사들도 오리지널 제품과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게 복제약입니다.

복제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화학약품을 기반으로 만든 오리지널 약을 복제해서 만든 약을 제네릭(Generic)이라고 부릅니다. 이 경우에는 기존 제품과 제조 방식이나 성분 등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동일한 화학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약품에는 꼭 화학성분으로 만든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물학적 원천, 예를 들어 혈액, 혈장 성분, 사람이나 동물에서 떼어낸 세포, 조직 기관을 활용한 제품을 바이오 의약품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은 화학제품과 달리 제조회사에 따라 세포를 생산하는 조건이나 약품을 정제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그래서 제네릭이 아니라 ‘시밀러’라는 단어를 붙여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라고 부릅니다. 생물유사성(bio-similarity)이 확인된 의약품이라는 의미인데요.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이 유사, 안전성, 순도, 역가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

즉, 화학식으로 만든 오리지널 의약품(제네릭), 생물학적 원천으로 개발한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로)로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예를 들면 화학의약품은 자동차, 바이오의약품은 비행기 생산에 필요한 난이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D로 구현된 바이오시밀러
철저한 임상실험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거의 동일한 효과를 내는 ‘바이오시밀러’

한국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위탁(타 제약사에서 의뢰한 제품을 대신 생산해 주는 비즈니스모델) 또는 자기 브랜드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생산규모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이미 글로벌 수준입니다.

나노젠(Nanogen)도 이와 유사한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1997년에 설립된 베트남 토종 로컬 회사로서 현재 직원 수는 367명입니다. 신장질환 치료제(EPO, 신장 내에서 발현되는 당단백질 호르몬으로 적혈구를 생성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역할)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매출은 베트남 국공립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체 생산량의 8% 정도는 해외로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세포 개발, 배양, 바이오 원재료 생산을 포함하는 R&D를 보유한 아세안(ASEAN) 유일의 바이오 시밀러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증권회사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옮기게 된 이력이 특이해 보입니다

제가 30대 때, 그러니까 대우증권 IPO 부서에 재직 시 셀트리온, 씨젠, 제넥신, 바디텍 메드 등의 바이오기업 IPO 준비과정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코비드19 로 더 유명해진 회사들입니다. 상장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과 각 회사에 대한 공부, 재무분석 등을 필수적으로 해야 했고 기업을 실사하고 분석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30대 중반이 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바이오 기업으로 이직, 그 기업에서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한 뒤에 회사의 상장을 준비해보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버킷리스트를 지갑에 넣고 다닐 정도로 제게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계획상으로는 2018년 초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제게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한국 본사로 돌아가거나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으로도 갈 수 있었죠. 그러나 베트남 제약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그리고 아세안의 유일한 바이오시밀러사인 나노젠의 대표이사에게 직접 이메일로 연락을 드려 의사를 밝혔고 3주 뒤부터 나노젠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기업에서 일하면서 힘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연구소에 있는 캐나다 출신의 박사님을 제외하고는 제가 유일한 외국인이자 한국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어려움은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이겠죠. 회사 대표는 미국 대학에서 학사(생화학) 및 석박사( 병리학)를 받은 베트남 엘리트 과학자인데, 부서장 이상의 회의는 영어로 진행합니다. 세부적인 미팅의 경우 직원(Assistant)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언어소통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불편할 뿐, 업무이나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나노젠은 토종 베트남 기업이기 때문에 선진국이나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종종 충돌하기도 합니다. 베트남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새로운 규정 등을 불편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기업에서 일할 때는 매뉴얼과 규정, 프로세스를 만들고 이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익숙하면서 당연한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회사들은 대체로 이런 점이 미흡한 상황입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프로세스를 구축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30대 때 바이오 기업 상장 업무를 하면서 비상장 기업에 대해 이런저런 자문을 했던 게 지금 나노젠의 프로세스 구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제약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한국 제약사는 계속 베트남 진출을 엿보고 있습니다. 대웅제약, 중외제약, SK그룹 등이 현지 제약사 지분을 취득했고, 다른 제약회사들도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해 시장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베트남 제약시장을 노크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베트남 로컬 제약회사에 다니는 한국 사람으로서 객관적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베트남에 공장을 만들어서 현지 생산하는 게 꼭 유리하지는 않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초기에 투입되는 CAPEX(유형자산투자), 관계당국 인허가(여러 관계 부서가 있기 때문에 모든 관계 부서의 인허가를 받아야 함), 현지에서 판매 가능한 제품 예상 매출액 등에 대한 세부계획을 꼭 세워야 합니다.

또 최소 5년 동안은 비용 투자에 대한 성과평가를 유예해야 합니다. 더욱이 제약업의 경우 베트남 내수 시장만 고려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베트남을 생산거점으로 삼아 타 국가로 판로를 넓히는 전략을 짜야 합니다.

오토바이를 타는 베트남 사람들
큰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3가지를 꼽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하나. 베트남 사람들은 ‘Made in Vietnam’ 제품보다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만든 오리지널 수입제품(처방약, 일반약)을 더 선호합니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제대로 검증된 약을 쓰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큰 고민 없이 진출했다가 ‘Made in Vietnam’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면 같은 성분과 기술이라 할지라도 ‘한국산 수입품’보다 더 낮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제약사들은 이미 Made in Korea 제품을 이미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생산제품의 경우 경쟁력이 더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시설 투자에 큰돈이 들어갑니다.

최근 베트남 보건 정책은 로컬 또는 한국 수준의 생산시설 보다 상위 레벨인 EU/FDA GMP 수준의 시설에서 생산한 제품이 의료보험수가를 잘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EU/FDA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s,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수준의 생산시설 및 공정은 한국 수준의 생산시설보다 더 큰 자본적 지출을 요합니다. 따라서 추가 판로를 확보해서 베트남 현지 생산공장의 가동률을 한국보다 더 끌어올린다면 시설투자에 더 큰돈이 드는 베트남 공장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베트남 내수 시장만을 위한 신규 공장 증설은 적합하지 않은 투자 방식입니다. 특히 제약업은 R&D, 시설투자, 유지 보수 및 마케팅에 꾸준한 투자를 필요료하는 자본집약적 산업입니다. 인건비가 한국보다 저렴하다고 제품 판매가 늘고 비용이 절감되는 산업이 아닙니다.

셋. 베트남에서 의약품 제조업은 정부규제산업으로 특히 신규회사가 진입 시에 의사결정이나 인허가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베트남 정부는 의약품과 관련한 모든 인허가 과정, 제품 등록 등에 상당한 서류와 근거자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소위 Red Tape(관청에서 요구하는 번거로운 형식주의) 문화가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또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보건당국과는 달리 의사결정 및 피드백에 오랜 시간을 들입니다. 제출한 서류를 다시 보완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제품 생산 및 판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도 절실합니다.

정리하자면, 상황이 이렇기에 베트남 제약업은 특히 충분한 검토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제약회사들은 베트남에 섣불리 진출하지 말아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베트남 제약업계에도 한국 제약사가 진출할 기회는 충분합니다.

베트남은 원료의약품(API :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의 해외 의존도가 높습니다. 베트남의 2020년 1분기 국가별 API 총수입 규모는 미화 4700만 달러(약 500억 원) 규모인데 이중 대부분을 중국(2700만 달러)과 인도(940만 달러)에서 들여옵니다. 만약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원료의약품 공장을 설립하게 되면 최소한 베트남에서 소비되는 원료의약품의 많은 부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에 대한 충분한 시장조사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의 제약회사도 인도, 중국에서 원료의약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베트남 제약회사의 지분을 전략적으로 취득(SK, 대웅제약 사례) 하여 회사 경영에 참여를 하면서 베트남 제약회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베트남 현지 제약사들도 고품질 제품을 양산할 수 있게 되고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즉, 무리하게 베트남 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거나 새로 공장을 설립을 하기보다는 점진적인 확장 전략을 통해서 한국 본사와 협업을 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베트남 일반의약품(OTC)의 수요 증가와 드럭스토어의 성장세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최근 Mekong Capital이라는 사모펀드가 베트남 약국체인인 ‘Pharmacity’에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베트남의 드럭스토어도 이제 오래된 약국 컨셉을 벗어나 한국의 올리브영처럼 비타민, 화장품, 마스크, 세정제 구매가 가능한 멀티숍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계 브랜드 중심의 비타민, 면역증강제 등 건강기능식품과 진통제-해열제, 기침약, 눈-코 용액 매출 등이 증가세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에 대한 수출을 잘 살펴본다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다시 한번 당부드리지만 한국 기업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말고 현지의 전문 파트너를 잘 찾아야 합니다. 미국의 스타벅스가 신세계라는 한국 파트너 없이 혼자서 한국에 진출했다면 지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회의하는 사람들
‘현지 전문 파트너’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에 제2의 인생(사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4년 9개월을 거주했습니다. 외국 생활은 개인차가 크고 또 베트남의 경우에는 남북 간의 문화 차가 크기 때문에 제가 드리는 조언이 다른 분들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새겨보아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현지에 비즈니스 진출 시 반드시 법무법인, 회계법인에게 일정 비용을 지출하고 확실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베트남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취득한다는 점인데요. 이럴 경우 혹시 발생하지 모를 불상사에 대해서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전문가에게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시고 그 돈만큼 보험을 든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다음으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는 기본으로 익히셔야 하고 베트남어도 배우셔야 합니다.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아무리 베트남어를 잘하는 한국 분이라 해도 회의가 길어지면 영어를 쓰는 상황에 마주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비즈니스 영어가 되지 않은 가운데 통역에만 의존해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시간 낭비가 심합니다. 통상 1시간 회의가 2시간 걸립니다. 또 영어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베트남 사람들과 일을 같이하려면 기본적인 베트남어를 배워야 합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회의까지 가능하면 더욱 좋습니다. 저는 지금 40대 중반인데도 매일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계속 배우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베트남어를 배우면 자연스레 베트남 문화, 직원들의 마음도 읽게 됩니다.

끝으로 건강에 유의해야 합니다.

베트남은 건강 조기검진 시장이 발달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국민들도 한국과 같이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암도 비교적 늦은 2기나 3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콩을 포함에 해외 생활을 8년하고 있는데 한국만큼 의료보건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 없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베트남 현지에도 최신 시설을 갖춘 외국계 영리병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병원 수준과 비교했을 때에는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따라서 베트남에 오시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셔야 하고 종종 한국에 돌아갔을 때 꼭 건강을 체크하셔야 합니다. 건강과 식습관을 갖는 것도 기본입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나노젠 신동민 CFO
‘나노젠’ 신동민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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