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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넘어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유니콘 기업, VNG

icon view2703 2022-11-22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베트남은 스타트업과 거리가 먼 국가였다. 하지만 베트남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해외 투자 자금 유치를 위해 각종 세금 감면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베트남은 정부 주도 아래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며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스타트업 랭킹(Startup Ranking)에 따르면 베트남은 192개의 스타트업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 베트남에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최초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스타트업을 넘어 베트남 최대 IT 기업으로 자리 잡은 ‘VNG’다.

VNG 창업주 리홍민 / 사진출처=VNG 인스타그램

게임 회사를 꿈꾼 청년, VNG를 설립하다

VNG의 창업가 리홍민은 알아주는 게임광이었다. 그는 15살 때부터 닌텐도(Nintendo)와 PC 게임을 즐기며 자랐다. 하지만 리홍민이 처음부터 게임 회사 준비에 도전한 건 아니다. 그는 호주에서 금융을 공부한 후, 2001년에 베트남으로 돌아와 전공을 살려 비나 캐피털(Vina Capital)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리홍민에게는 게임을 향한 열정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중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2002년, 한국에서 개최된 월드 사이버 게임즈(Worlds Cyber Games, WCG)에 참여한 리홍민은 게임 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더불어 자신이 지금도 게임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 후 그는 2003년에 친구들과 함께 PC방을 창업했다. 즉, 낮에는 비나 캐피털의 직원, 밤에는 PC방 사장 생활을 누리게 된 것.

당시 베트남에서의 PC방 열풍은 대단했다. 사람들은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 Strike), 스타크래프트1(Starcraft1), 워크래프트(Warcraft) 등의 게임을 즐겼다. 이 광경을 목격한 리홍민은 직접 게임 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리홍민은 2004년에 게임 퍼블리싱 기업인 비나 게임(Vina Game)을 설립했다. 그는 WCG가 개최된 한국에서 게임 라이선스 등록을 하려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거절이었다.

냉혹한 현실에 지칠 법하지만 리홍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리홍민의 다음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그가 찾아간 곳은 중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킹소프트(Kingsoft). 중국어를 전혀 할 수 없었던 리홍민이지만 그는 킹소프트의 CEO였던 레이 쥔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킹소프트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리홍민은 라이선스를 얻어냈고 베트남에 게임 ‘무림전기’를 출시한다. 무림전기는 출시되자마자 백만 명 이상의 유저가 즐기는 게임이 되었다.

회사 설립 1년 만에 흑자를 낸 리홍민은 비나 게임을 게임 회사가 아닌 인터넷 회사로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2009년에 사명을 VNG로 바꾸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VNG캠퍼스 / 사진출처=VNG 인스타그램

인터넷 회사 VNG, 모바일 시장을 주목하다

VNG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 징 미(Zing ME)와 징 MP3(Zing MP3), 징 뉴스(Zing News), 징 챗(Zing Chat) 등을 론칭하며 다채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페이스북(Facebook)이 2012년에 베트남에 상륙하면서 징 미는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하는 모바일 시장이 대세가 되면서 데스크톱을 중심으로 한 시장의 성장세도 주춤거렸다. 이에 리홍민은 2012년 8월에 모바일 메신저 잘로(Zalo)를 출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다.

잘로는 빠른 속도로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민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잘로는 6개의 성조로 구성된 베트남어의 특징을 고려해 음성 메시지 기능을 강화했다. 아울러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앱’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현지 맞춤화 전략에 성공한 VNG는 잘로를 수천만 명이 애용하는 앱으로 만들었다.

VNG의 광폭 행보는 끝나지 않았다. VNG는 2017년에 잘로페이(ZaloPay)를 론칭했다. 잘로페이는 국내의 삼성페이, 카카오페이와 유사한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이다. 유저들은 잘로페이를 통해 송금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 오프라인 결제, 공과금 납부, 기부 등의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잘로페이는 39개의 은행과 제휴를 맺으며 유저들이 폭넓은 금융 생활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잘로페이 인포그래픽 / 사진출처=VNG 인스타그램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VNG는 과감한 투자를 이행하며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하고 있기도 하다. 2010년대 중후반, VNG는 베트남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키(Tiki)’의 지분을 인수하며 영향력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VNG의 투자를 받은 티키는 각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베트남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로 발전했다. 이어 VNG는 ‘에코트럭(EcoTruck)’에 투자를 진행했다. 2017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에코트럭은 운송 회사들이 에코트럭의 플랫폼을 활용해 차량을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VNG의 투자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갓 잇(Got It)’에도 투자했다. ‘베트남판 카카오톡 선물하기’인 갓 잇은 100개 이상의 브랜드와 제휴를 맺은 베트남 대표 온라인 선물 플랫폼이다. 지난 11월, 베트남은 베트남 토종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 ‘텔리오(Telio)’에 2,250만 달러를 투자했다. 텔리오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소매업체와 브랜드/도매업체를 연결하는 스타트업이다. VNG는 이 두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잘로페이를 앞세운 다채로운 비즈니스를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블룸버그(Bloomberg)는 VNG가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트남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약을 꿈꾸고 있는 VNG다.

행사에 참여 중인 VNG 직원들 / 사진출처=VNG 인스타그램

이제는 미래를 준비할 때, AI를 바라보는 VNG

VNG는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를 향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동시에 AI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VNG는 세계적인 스피커 기업 하만카돈(Harman Kardon)과 손을 잡고 AI 기술을 활용한 베트남 최초 가상 개인 비서 키키(Kiki)를 개발했다. 이 밖에도 VNG는 AI 관련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VNG의 수장 리홍민 역시 AI를 향한 지대한 관심을 표출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 진행된 베트남 풀브라이트 대학(Fulbright University Vietnam)의 ‘스팀 에듀케이션(STEAM Education)’ 토크쇼 시리즈에 연사로 참여한 리홍민은 “많은 직업이 디지털화/자동화되는 시대입니다. 이 시대에서 무엇을 배우느냐 뿐만 아니라 어떻게 배우느냐가 여러분의 가치를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 오늘날, 여러분이 알고 있는 지식은 생각보다 빨리 낡은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은 비판적 사고,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의사소통, 창의성 및 협업 기술을 포함한 필수 평생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단지 게임을 좋아했던 한 소년은 베트남 최초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낸 사업가로 성장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리홍민은 오픈 마인드가 성공의 열쇠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성공의 열쇠는 오픈 마인드입니다. 여러분의 열정을 끌어내야 합니다. 이를 추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이 과정의 끝에서 여러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놀라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또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우리는 새로운 장애물을 직면하는 데 두려움을 느낍니다.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매우 힘든 순간도 있습니다. 저에게 포기하지 하지 않는 것은 열정을 발휘해 목표 성취에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을 계속 정진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청년이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패기롭게 창업에 도전했으나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럴 때면 리홍민의 조언을 떠올려보자. 오픈 마인드를 마음에 새기고 도전을 이어간다면 제2의, 제3의 리홍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VEYOND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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