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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에듀테크 스타트업 ‘ELSA Speak’의 성장 스토리

icon view3062 2021-10-29

베트남에는 AI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개인 디지털 비서인 코타나(Cortana)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테크(Tech) 분야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리서치 스나이퍼(Research Snipers)는 글로벌 Top 5 AI 앱으로 코타나와 함께 베트남의 엘사 스피크(ELSA Speak)를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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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A는 English Learning Speech Assistant의 약자로,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언어교육 앱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습자를 대상으로, AI가 음성인식 기반으로 학습자의 영어 발음과 억양을 코칭(coaching)해 준다. 엘사는 언어 학습의 네 가지 영역인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 ‘말하기(Speech)’ 부문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ELSA의 사용자 말하기와 발음에 대한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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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설립된 ELSA는 교육 분야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 경연인 SXSW Edu Launch 2016 등에서 수상하고, 창업 3년 만에 100개국 진출, 1300만 앱 다운로드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베트남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ELSA 창립자인 반(Van Dinh Hong Vu)은 2021년 포브스 베트남(Forbes Vietnam)에서 선정한 ‘베트남에서 가장 영감을 준 여성 20명 중 사업가 4명’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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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베트남 선정 영감을 준 베트남 여성 사업가 4인 ⓒVnexpress

왼쪽부터 ELSA 대표 반딘홍부(Van Dinh Hong Vu) / Nuti-Food 회장 쩐티레(Tran Thi Le)
InnEdu 대표 또튜이디엠꾸엔(To Thuy Diem Quyen)/ 비엣젯 대표 응웬티프엉타오(Nguyen Thi Phuong Thao)

오늘은 ‘ELSA’의 사례를 통해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비결에 대한 영감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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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A’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

반딘홍부(Van Dinh Hong Vu)는 베트남 중부지방 출신으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고향에서 최대 규모로 물을 병에 담아 판매하는 아버지와 지역 내 최초의 슈퍼마켓을 운영하신 어머니의 영향을 받으며 사업가의 DNA를 물려받았다. 부모님은 늘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이런 부모님을 보며 유엔 대사가 되어 세계를 다니며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호찌민에 있는 대외무역대학(Foreign Trade University)에서 국제 비즈니스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졸업 후 덴마크 해운회사인 머스크(Mearsk)에 입사했다. 어릴 적 꿈처럼 많은 나라로 출장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평생 해운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자신의 소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떤 일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MBA 코스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좋은 교육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발견하고 교육 석사도 동시에 취득하였다. 졸업 후 PWC의 전략 컨설팅 사업부인 스트래티지앤(Strategy&)에서 일하며 데이터 분석 방법 등 디테일부터 경제 전체의 에코시스템 및 기업 운영의 큰 그림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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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A 창업자, 부 반(Vu Van)

 

이 무렵의 반은 애플의 시리(Siri)와 매일 이야기를 나누며 음성인식에 매료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시리 같은 기술(Technology)로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으면서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영감을 얻었다.

스타트업의 시작은 고객의 문제의 발견과 공감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지적이고 베트남에서 치르는 영어 점수를 잘 받았다고 할지라도 스탠포드와 컨설팅 회사에서 반은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에서 큰 어려움을 느꼈다. 문법과 단어를 알고 듣기를 잘 할지라도, 발음과 억양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되면서 좋은 기회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며 자신감이 위축되었다. 심지어 러시아 출신의 박사학위를 가진 친구도 영어로 말할 때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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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고객의 불편과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주며 가치를 창출한다. ELSA 이전에는 이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첫 번째 방법은 값비싼 언어 교정전문가를 찾아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에서 외국어를 찾아 독학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방법은 무료이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의 귀는 8세 이후부터 스스로 자신이 말하는 것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문제를 발견하려면 타인이 문제를 지적해 주는 첫 번째 방법이 효과적이었다.

반은 다음과 같은 가설을 수립하였다. “만약 AI가 개인 언어 교정 전문가가 되어 전 세계의 15억 영어 인구 중 10억의 모국어가 아닌 영어 사용자를 도울 수 있다면 더 많은 기회와 영향력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설은 그녀의 어릴 적 꿈, “세계를 다니며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라는 소명과 맞닿아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더 나은 삶과 경력 개발 기회를 얻는데 기여하자”는 비전으로 구체화되어 ELSA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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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루비콘 강을 건너다

누구나 반처럼 문제 해결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의 꿈을 꿀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작은 이 아이디어를 구현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반의 경우, 시리와 같은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시키자는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그런 기술이 없었다.

​꿈의 크기만큼 실행력도 달라진다. ELSA를 만들기 위해 반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에게 없는 영역을 보완해 줄 코파운더를 찾는 것이었다. 무려 6개월 동안 매일 5명을 만났다. 인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만났다. 그리고 그 5명에게 그녀가 원하는 스펙의 전문가를 소개해 줄 수 있는 5명을 소개해 주라고 부탁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세계 최대 음성 인식 기술 컨퍼런스가 열리는 독일에 가서 그녀는 현재의 파트너인 제비어 앙구에라(Xavier Anguera)를 만나게 되었다.

 

반의 큰 조력자, 제비어 앙구에라

 

시간과 돈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사람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반은 3개월 동안 파트너십 테스트를 했다. 이 기간 동안 MVP(Minimum Variance Product) 테스트도 동시에 했다. 역량 있는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제비어와 함께 ELSA는 2016년 특허를 가진 소프트웨어를 출시한 후 2018년 3월, 시드(Seed)로 몽크스 힐 벤처스(Monk’s Hill Ventures)로부터 320만 달러 투자를 받아 팀원을 보강하고, 운영을 간소화하며, 브랜드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2019년 2월에는 시리즈 A로 구글의 AI 관련 투자를 하는 그라디언트 벤처스(Gradient Ventures)로부터 7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2020년에는 베트남 사모펀드와 미국 기술업체(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으로부터 시리즈 B 1500만 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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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A의 경쟁력과 향후 계획

ELSA는 프리미엄(Freemium) 방식으로 월 3~6달러로 1천여 개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 말하기 상황의 다양한 사례를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경쟁사인 듀오링고(Duolingo)나 로제타스톤(Rosetta Stone)이 어휘나 문법 중심이라면, ELSA는 발음 중심의 스피치로 명확히 차별화하면서도, 전통적인 1:1 대면 교육을 대체하는 대신 보조제로 활용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코로나로 인해 학교, 영어학원, 기업 및 정부 기관 등에서 에듀테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B2B로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데이터 개인 정보 보고 규정을 준수해 가며, 사용자의 매일 일상 대화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모니터링 기술 혁신도 준비 중이다.

​ELSA의 창업자는 베트남 사람이지만, 본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고, 베트남, 인도, 포르투갈, 일본, 인도네시아에 오피스를 둔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앞으로 영어 수요가 높은 중남미로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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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A의 빠른 성장 비결을 정리해 보면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① 명확한 비전과 미션
② 이 대의에 동참한 사람을 신중하게 찾는 것
③ 글로벌 시장에서 비전에 동참한 사람들과 즐겁게 일하는 것

결론
ELSA의 창업자, 반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남과 다른 방식의 새로운 일을 즐겁게 하는 데서 자신의 소명을 찾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며 세상에 임팩트를 주고 있다. 소명을 찾아 즐겁게 실행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ELSA가 빠르게 성장한 비결이라 하겠다.

 

 

글쓴이 이지연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 작가
베트남 비자인 캠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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