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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 IT 개발자 양성 환경과 아웃소싱 사업 현황

icon view6340 2021-07-27

■ 중견 IT 기업 대표 L씨는 최근 신규 서비스 앱 개발에 베트남 개발사인 쿠빌더(Coo-Builder)에서 개발 전체를 맡겼다. 기획과 설계부분 일부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는 개발에서 런칭까지 전 과정을 쿠빌더가 턴키(Turnkey)로 개발해서 런칭까지 했다.

■ 베트남 개발사에 턴키로 개발을 맡기기에는 솔직하게 언어와 개발 능력 등 몇 가지 부담스러운 점이 있었다고 말하는 L대표는 쿠빌더의 한국인 개발 PM의 능력과 구축 경험(포트폴리오)를 검증한 후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개발 기간과 결과물(문서,산출물 등)에 대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만족한다고 밝혔다.

■ 국내 개발자를 찾지 못한 S씨는 필자에게 베트남 개발 가능한 회사를 추천받아 베트남 개발사 대표와 화상으로 대화를 한 후 개발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 후 개발에 들었다고 한다. 베트남 개발사는 다양한 산업에 대한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다양한 개발 언어 경험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기에 한국과 소통을 위한 PL(프로젝트 매니저)급으로 한국인 매니저가 소통을 지원해 주니 다소 안심이 되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펜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일상화로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와 서비스 개선이 필요해짐에 따라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였다.

한국 포함 선진국에서는 IT 개발자들이 부르는 게 연봉이 될 만큼 개발자 시장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선진국의 개발자 연봉은 매년 증가할 전망이다. 네이버, 넥슨, 직방, 토스 등 플랫폼 회사와 게임회사의 신입 연봉이 5천만 원을 훨씬 넘어섰고 5년 차 경력직 연봉이 1억 원이 넘어서고 있을 만큼 IT 인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은 공급에 비해 개발자 수요가 부족하여 베트남과 같은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교육 수준이 높은 개발도상국에서 필요 개발자를 채우려고 한다.

베트남 IT 개발자들은 중국과 인도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에 비해 능력이 뛰어나 한국 기업들은 물론 해외 글로벌 기업들도 IT 아웃소싱 시장으로 관심이 높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 IT 개발자들을 집중 고용하고 있는데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2019년 일본에서 고용된 외국인 IT 개발자 국적 순위에서 베트남은 인도에 이어 2위(점유율은 21%)를 차지했다.

베트남 개발 시장의 활력은 연령분포도에서도 드러난다. 전체 개발자 중 30대 이하가 60%를 차지한다 ⓒTopDev

특히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 코딩(Coding, 컴퓨터 프로그래밍) 배우기 열풍이 유행하고 있다. 강좌당 한국 돈 200만 원이 넘는 수강료를 내지만 수료 후 확실한 취업이 보장되고, 취업 후 월급이 베트남 평균보다 높은(경력 1년 차 60~75만 원) 수준에서 시작해서, 경력 2년 차부터 120~170만 원 이상 월급을 받기 때문에 비싼 수강료에도 수강생들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베트남 내 IT 아웃소싱 기업은 자체 개발 센터를 운영하기도 하고 코딩 학원 출신 교육 수료자를 수료 후 즉시 채용하기도 한다. 올해 처음 발표된 베트남 대학 입시 전공별 경쟁률에서도 IT 관련 전공 선호가 드러났다. 컴퓨터공학 등 IT 전공은 4만 9555명 정원에 34만 6525명이 몰려 6.99 대 1(복수 지원 포함)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15개 전공 분류 중 5위에 해당하지만, 이과 계열에서는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베트남 국립대학교 정보 기술 학부 학생들이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IT 개발자를 확보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행보도 눈에 띈다. 2019년 인도 3대 IT 업체이자 세계 5대 IT 아웃소싱 기업인 HINDUSTAN Computers가 6억 5000만 달러(약 7350억 원)를 투자하고 2025년까지 1만 명의 IT 개발자를 채용하겠다며 IT 센터 건립에 나섰다. 한국 기업 중에는 네이버가 2020년 7월 베트남 카이스트라 불리는 하노이 공과 대학과 8월에는 정보통신부 산하의 우정통신 기술 대학과 연달아 IT 인재 양성 산학 협력을 체결하며 우수 인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SNST&FingerVina도 베트남 호찌민시에 베트남 개발자 양성을 위해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매년 100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하고 있다.

2015년 베트남 공과대학 배출 IT 엔지니어가 전 세계 10위인 100,000명 수준에서 베트남 정부의 공과대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매년 5만 명 이상이 배출되어 2020년에는 IT 엔지니어가 400,000명까지 확대되었다. 베트남 IT 리쿠르팅 사 탑데브(TopDev) 2020년 리포트에 따르면 IT 업계의 채용이 2015년 1만 2000명 수준에서 매년 50% 이상 성장하여 2019년 6만 3000명이 채용되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2019년 호찌민시에, 2020년에 하노이에 삼성전자와 함께 KITS(Korea IT School)를 열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교육 사업을 지원하고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교육을 이수한 베트남 개발자들은 다수의 한국 기업에 우선 채용되고 있으며 한국 기업 및 외국계 기업에 활발하게 채용되고 있다.

KITS에 선발된 교육생들. 코드리뷰, 페어코딩 등 현업 과정과 함께 영어, 한국어 교육 및 취업에 필요한 역량 습득을 위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게 된다.


베트남 IT 엔지니어 생태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한때 한국에서 개발자를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산업으로 대하는 인식이 있었다. 후배나 지인이 개발자를 하겠다면 무조건 말리겠다고 할 정도였다. 반면 베트남은 사회 전반적으로 개발자를 스마트(Smart) 한 사람 또는 전문가로 인식하고 높은 임금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하노이, 호찌민시에 있는 한국 IT 기업들의 2021년 평균 연봉 인상은 최소 20% 이상이라고 하는데 보통 베트남 평균 인상률인 5~7%대에 비하면 거의 3배 이상의 인상률이다. 베트남 내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하기에 당분간 높은 인상률이 지속될 거라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 경력에 따른 개발 아웃소싱 단가 기준표 ⓒ핑거비나

개발 언어적으로 본다면 한국에 필요한 JAVA 개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IOS 개발자와 서버 개발자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다만 단순한 테스트 지원 인력 또는 운영 지원 인력은 많은 편이기에 한국에서 분석/설계가 전개된 후 개발과 운영에 최적인 셈이다. 또한 응용 어플리케이션 관련해서는 아직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웃소싱을 맡길 때 관련 산업에 대한 베트남 개발자들의 인식이 부족할 경우 의도한 방향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베트남 IT 인력을 단순 ‘외주용역’으로 취급하는 태도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5년, 베트남 다낭에서 한국-베트남 정보통신대학 산학협력 파트너로 베트남 내 대학 졸업자와 졸업예정자 17명으로 베트남 내 앱(App) 개발로 사업을 시작한 경험이 있다. 정보통신 출신자들이라 어느 정도 코딩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고 산학협력을 통해 앱 개발 교육을 받았기에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확인해 보니 구현된 것은 화면 개발 정도였고 전체 완성도 측면에서는 5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주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① 한국식으로 소통했던 방법이 베트남 개발자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한국과 베트남 간 정치, 문화, 경제 등의 성숙도 차이가 심하여 한국에서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내용도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선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많았기에 베트남 개발자들이 임의적 판단으로 개발했던 것이다.

② 협업과 공유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개발자들 간 사용하는 언어에 있어 한국 쪽 개발자가 영어가 서툴러서 통역을 거쳐 대화하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이 불통이었고, 한국 개발자들은 문서를 통한 명확한 업무 지시에 부담이 많았다. 이는 필자만의 문제가 아닌 해외에 개발 아웃소싱을 의뢰하는 모든 기업에 해당되는 이유로 한국 개발자들의 협업과 공유에 대한 인식과 영어 부족이 문제가 된 것이다.

③ 마지막으로, 현지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베트남 생활에서 제일 많이 느낀 점이 있다면 베트남 젊은 세대는 오후 6시 전 정확하게 퇴근하고 웬만하면 외근을 하지 않는다. 또한 베트남 개발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지시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을 개발자 능력 부족과 태도 문제로 결론짓는 편인데 베트남 개발자들은 ‘한국 개발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따라가기도 힘들고 이해할 수 없다’라고 한다.
 

베트남 IT 아웃소싱, 이용하기에 따라 분명한 ‘기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장기화 및 감염자 확대로 대면 활동 제약으로 경제 활동이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소비, 생산, 인력 운용과 같은 기존의 핵심 경제활동이 온라인 및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기술 활용의 증가와 관련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베트남은 제조업을 위한 해외 생산공장을 넘어 IT · SW 산업에서도 글로벌 아웃소싱을 위한 차기 허브(Hub)로 관심을 받고 있다. 평균 연령 31세로 젊은 층이 많고, 높은 교육열과 근면성 그리고 외국어 능력까지 가진 베트남 개발자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구애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해외 출신 개발자 현황에서 베트남 IT 개발자 비중이 중국, 인도에 이어 3위에 올라있을 만큼 역량 면에서도 세계적으로 검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도 개발자 부족을 베트남에서 지원받고자 하는 기업들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필자를 통해 베트남 개발 아웃소싱을 맡겨도 문제가 없는지 걱정을 하면서도 당장 개발자 수급이 어려우니 개발 아웃소싱 회사를 찾아 달라는 문의가 일주일에 최소 1회 이상 되고 있다. 베트남을 개발 인건비가 한국에 비해 많이 저렴하고, 개발 수준은 한국 초급 개발자 이상 정도는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듯했다.

다만 당장의 개발자가 급해서 찾는 베트남이 아니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단순히 개발 단가가 한국에 비해 절반 이하이기 때문에 검토하는 거라면 더욱 만류하고 싶다.용역을 준 개발 회사에 대한 컨트롤을 한국에서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고, 문화적 숙련도 차이가 생각보다 심해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소 몇 년 동안은 한국의 개발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베트남은 단기적이고 단순한 IT 아웃소싱 개발보다 중장기적 파트너 관점으로 협력하여 베트남 현지 시장 확대의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쓴이 이정훈

베트남 IT기업 ‘핑거비나’ 대표
책 <NOW 베트남, 성장하는 곳에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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