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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수익률 1위 베트남, 2022년 증시 전망은?

icon view2869 2022-04-14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베트남 증시는 건재

출처 : Hanoi Times

“끄떡없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린 가운데 VN지수(베트남 주가지수)는 올해 2월 한 달간 0.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600대선까지 내려가고, 연초 이후 미국 나스닥지수가 약 20% 후퇴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현재 등락을 반복하며 조정을 겪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중장기적으로 VN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 미만의 낮은 대(對)러시아 수출입 비중, 팬데믹(감염병 대유형)에서 엔데믹(토착병) 전환 방안 검토, 내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낮은 환율 민감도 등으로 인해 지수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이다.

10년 동안 아시아 6개국(싱가폴, 홍콩, 대한민국, 대만, 태국, 베트남) 중 가장 많이 증시가 오른 베트남(출처 : 블룸버그)

지난해 베트남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과 몰려든 외국인 자금으로 아시아 내 수익률 1위, 전 세계에선 7번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VN지수는 지난 한 해 35.7% 상승해 아부다비,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와 함께 지수가 가장 크게 오른 상위 10개국 중 하나였다.

글로벌은행 HSBC는 연초 VN지수가 185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 악재 속에도 2022년 베트남 투자의 매력은 유효할까? 세계가 주목하는 베트남 증권시장의 현주소와 성장동력을 살펴보자.

한국형 거래(KRX) 시스템 도입 예정

호찌민의 한 중개소에서 신규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들(출처 : VN Express)

작년 한 해 베트남 증시의 활황은 외인과 개인투자자의 합작품이었다. 외국계 자본이 띄워놓은 우량주 위주의 장에 베트남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어 이 랠리를 이어갔기 때문.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베트남의 신설된 주식 계좌 수는 61만 9911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58% 증가했다. 작년 9월까지 외국인 개인과 외국 기관투자자가 소유한 계좌 수는 전년 대비 34.7% 증가해 38,000개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는 벌써 2월에만 새로 오픈한 주식계좌 수가 총 21만개가 넘었다. 작년 11월 한 달 동안 베트남은 처음으로 주식계좌 신설이 20만 건이 넘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또 기록을 갈아치울 확률이 높다.

계좌 수가 증가한 만큼 거래량도 늘었다. 작년 베트남의 1~9월 일일 평균 거래량은 24조동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폭증했다. 거래가 폭등한 만큼 뒤탈도 따랐다. 베트남증권거래소는 수차례 거래 시스템 과부하를 겪으면서 거래 중단 사태를 빚었다.

베트남에서 원활한 거래시스템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시스템 선진화가 시급했던 베트남은 한국형 거래시스템 도입을 서둘렀다.

한국거래소는 2012년 베트남호찌민증권거래소(HOSE)에서 차세대 증권시장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출처 : 한국거래소)

이미 베트남증권거래소는 2012년부터 한국형 거래 시스템인 KRX 시스템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은 해당 시스템을 올해 초까지 인수해 테스트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시스템 전문가들이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지난 5월부터 진행한 서비스 테스트에 차질을 빚었다. 또한 시스템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를 원격으로 처리하다 보니 테스트 마무리가 지연됐다.

베트남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의 인수 테스트는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베트남 차세대 증권시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호찌민과 하노이로 나눠져 있는 베트남의 증권거래소를 통합하고 전체 서버를 구축한다.

기존 FPT(베트남 IT대기업)시스템에서 벗어나 KRX 거래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매체결 시 일어나는 과부하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보다 더 많은 양의 거래를 처리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원활한 거래 환경이 조성되면 데이트레이딩, 스톡옵션과 미체결 주문 처리, 의결권 없는 예탁증서(NVDR) 등 다양한 주식 상품 도입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을 주식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다.

MSCI 신흥지수 편입 가능성

2007년 2월~2022년 2월 MSCI 베트남, MSCI 프론티어, MSCI 선진국 순수익 누적 성과(달러 기준)(출처 : MSCI)

베트남의 MSCI1) 신흥지수 편입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 은행인 JP 모건 체이스는 올해 초 베트남이 MSCI, FTSE2)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MSCI 지수는 전세계 기관과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다.

1) MSCI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미국시장을 근간으로 하는 금융지수 정보제공 회사.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진국, 신흥국, 프런티어 등으로 구분해 지수를 산출

2) FTSE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영국의 주가지수 및 관련 데이터 서비스 제공 회사. 크게 선진국, 준선진국, 신흥국, 프론티어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지수를 산출

미국계 펀드의 95%는 MSCI 지수를 추종해 국가별 투자 규모를 결정한다. 베트남이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되면 현 단계인 프론티어(FM)마켓 지수에 있을 때보다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 투자 리스크가 줄었다는 뜻으로 읽혀 외국인 자금이 단계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베트남의 MSCI 신흥지수 편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 MSCI로부터 주식시장 인프라 개선과 외인 투자자에 대한 시장의 개방성 부족, 역외통화시장의 부재 등을 지적 받아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증권법 개정안 발효

베트남 국회(출처 : Vietnam News)

베트남은 MSCI로부터 지적 받은 사항을 해결하고 증권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기업법과 투자법을 개정해 법적 기틀을 마련했다. 2019년 베트남 국회를 통과한 개정증권법은 거래소조직 재정비, 주가조작과 내부자거래 및 허위공시와 같은 증권 시장 교란 행위 대한 제재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개정증권법은 2021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그러나 IPO 및 공개매수 요건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설립요건이 강화됐다. 또한 기존에 마련하려고 했던 외국인 지분 제한 완화 내용 등이 개정증권법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베트남 시장으로 신규 진출하려는 외국계 금융회사 입장에선 오히려 투자의 벽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일었다. 추후 구체적인 하부 규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냐에 따라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정적인 거시 경제지표

베트남의 제조업(출처 : Vietnam Net)

베트남의 수출 전망은 밝다. 베트남은 제조업 강국으로 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반출하기 때문에 수출 성적이 중요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18%, 24%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공급망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중국 대신의 생산기지로 지목하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베트남은 2018년 미국의 12위 수입국에서 3년 만에 6위 수입국이 됐다.

베트남 경제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ADB 등 주요 은행은 2022년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7% 내외로 예측한다. 높게는 9% 이상의 성장을 전망한 국제 금융기관도 존재한다. 응웬 민 끄엉(Nguyen Minh Cuong) 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 ▲제조업의 강력한 회복세 ▲교역량 및 FDI(외국인직접투자) 증가 ▲서비스업 회복 등을 들었다.

효율성은 높아지나 변동성 위험도

그러나 주식시장이란 늘 예측하기 어렵다. 더불어 현재 추세와 같이 외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거래 시스템이 일원화 되면 시장의 외환 유동성과 효율성은 증가하나 변동성이 커져 일반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은 증대될 수 있다. 외인 투자가 증가하는 만큼 국제 증권 및 외환 시장에 투자해 단기로 이익을 올리는 헤지 펀드3)의 유입이 늘어나면 투자 시장에 혼동을 줄 가능성도 있다.

3) 헤지 펀드
Hedge Fund, 단기이익을 목적으로 국제시장에 투자하는 개인모집 투자신탁. 투자지역이나 투자대상 등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고 고수익을 노리지만 투자위험도 높은 투기성자본이다.

베트남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이 건설이나 유통 등 경기 민감주인 것도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개정법이 발효되었지만 외국인의 투자 유치를 끌어들이기보단 오히려 규제가 더 강화됐다는 비판도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VN지수는 현재 1500선을 횡보하며 관망세에 들어섰다. 2022년, 앞서 언급한 성장동력에 어떻게 힘을 받아 반등할지는 지켜보면 좋을 것이다.

글쓴이 강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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