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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가 원할 때 월급을 받을 수 있다! 베트남 최초의 온디맨드 임금 지불 앱, VUI 앱

icon view3892 2022-06-27

베트남은 월단위로 급여를 받는 것이 관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입은 월 1회 들어오지만, 돈을 지출할 일은 거의 매일 발생한다. 그러다 보면 다음 달 월급이 들어오기 전에 급하게 돈이 필요할 일이 생길 때도 있다. 이 경우 지인에게 돈을 빌리거나 은행 대출을 받는 방법이 있겠지만, 베트남의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그럴 여력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연이율 70~80%의 소비자금융에서, 연이율 300~500% 수준의 대부업자에게 고리대금으로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만약 일주일 후에 나올 월급을 미리 당겨서 받을 수만 있다면, 고리대금으로 어려운 삶의 늪에 빠진 사람들을 손쉽게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의 기회는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의문을 품을 때 찾아온다. 이번에 소개하는 베트남 스타트업은 급여를 주는 방식을 기존의 월급제가 아닌, 근로자가 원할 때 주는 방식(Payment on demand)으로 지급하는 앱, VUI(베트남어로 ‘기쁨’이란 뜻)를 제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 나노 테크놀로지스(Nano Technologies, 이하 ‘나노’)다.

VUI 앱(Ⓒ Nano Technologies)

서비스 론칭 6개월 만에 투자를 받은 이유

(1) 메가트렌드

2020년 1월에 설립한 나노는 2020년 12월 VUI 앱을 론칭했다. VUI 앱을 통하면 베트남 근로자들은 원하는 때 급여를 받을 수 있고 개인 재무관리의 기본 사항을 배울 수 있다. 회사는 VUI 앱을 통해 근태관리, 공지 전달 등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채용할 수 있다.

VUI 앱 론칭 6개월 만에 나노는 GS25, 란치마트(LanChi Mart), 안남 고멧(Annam Gourmet) 등과 같은 소매유통 체인과 협력을 통해 사용자 2만 명을 빠르게 확보한 후 3백억 달러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프리 시드(Pre-seed) 라운드 투자자는 싱가포르의 골든 게이트 벤처스(Golden Gate Ventures)와 인도네시아의 벤투라 디스커버리(Venturra Discovery)였고, 시드(Seed) 라운드에는 미국의 굿워터 캐피털(Goodwater Capital)와 그리고 싱가포르의 오픈스페이스 벤처스(Openspace Ventures)가 참여했다. 오픈스페이스 벤처스 창립자인 쉐인 체손(Chesson)은 나노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EWA(Earned Wage Access: 총임금을 근무일수 기반으로 제공하는 것)은 회사와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트리플 윈(Triple-win)입니다. 이러한 모델은 선진 시장에서는 표준이며, 동남아시아 급여 관행에 대한 기준을 높일 것입니다. 우리는 베트남에서 수백만 명의 근로자의 삶을 개선하려는 나노의 사명을 지원합니다.

나노가 시드 단계부터 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및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긱 경제(Gig Economy)1)라는 메가트렌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긱 근로자 비중은 2014년 전체 근로자의 14~20%였으나, 2020년 35%로 증가하였다. 앞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은 긱 경제 방식으로 근로자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VUI 앱도 직원에게 긱 경제와 유사하게 유연한 급여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

긱 경제(Gig Economy)1) : 기업들이 정규직 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 상황을 일컫는 용어

미국에서 EWA를 지원하는 애니데이(AnyDay, ‘AnyDay is PayDay’)의 CEO인 제라드 그리핀(Gerard Griffin)은 팬데믹으로 인해 근로시간 단축, 자발적 휴가 및 기타 가계 수입 중단 등의 이유로 수입이 줄어든 근로자가 원하는 때에 쉽게 급여를 받는 것은 긱 경제를 넘어 진화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노의 실제 고객 데이터에 따르면, 나노와 계약을 맺은 회사는 직원의 50~60%이 VUI 앱에 가입했으며, 이들은 평균 월 3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창업가의 입증된 역량

나노는 CEO인 증 당(Dzung Dang)과 CTO인 탕 응우옌(Thang Nguyen)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CEO 증 당은 미국 앰허스트 대학(Amherst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및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8년 싱가포르 맥킨지(McKinsey)에서 컨설턴트로 첫 커리어 시작했다. 2009년 맥킨지의 베트남 사무소 설립을 지원했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 지원 업무를 했다. 그 후 2013년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하 ‘HBS’)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칠 무렵, 우버의 베트남 사업을 셋업과 사업총괄 자리를 제안받는다.

당시 그는 학업을 계속할지, 우버에 합류할지 고민하다 후자를 선택했다. 친구와 멘토 등 주변 사람 대부분이 우버가 베트남에서 잘 될 것이 분명치 않았기 때문에 가지 말라고 조언하였으나, 그는 처음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 우버 베트남 사업이 잘되면 훌륭한 경력과 재정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잘되지 않더라도 인생의 경험을 얻고 다시 HBS로 돌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3년 만에 우버 베트남을 그랩에 좋은 조건으로 매각했고, 그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우버 이후, VNG의 ZaloPay CEO로 들어가서 다양한 베트남 은행을 고객으로 삼고 은행의 디지털화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미국, 유럽, 라틴 아메리카에서 잘 적용되고 있는 EWA 사업모델을 생각해 냈다. 증 당은 더 나이가 들기 전 창업을 하는 것이 기회비용을 줄이는 일이라 판단하여 2019년 VNG 퇴사하고, 2020년 나노를 창업했다. 그 후 2021년 실리콘밸리의 와이 콤비네이터와의 인연으로 성공적인 시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테크와 파이낸스 분야에서 갖춘 10년 이상의 경력은 투자자에게 창업자의 능력을 입증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된 것이다.

나노 테크놀로지스의 CEO, 증 당(Dzung Dang)(Ⓒ vietcetera)

(3) 문제의 크기

증 당은 베트남의 많은 저소득 근로자가 고리대금업자에 쫓겨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한다는 문제점을 포착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재정적 안정을 도울 수 있을까?’라는 문제 제기에서 사업이 시작되었다.

VUI 앱은 소매점, 건설업 등에서 일하는 월수입이 15백만 베트남 동(약 75만 원) 이하의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서 개발되었다. 이들의 규모는 베트남에서 3천만 명이 넘으며, 보통 은행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월급이 나오기 전까지 300~500%의 이자율을 부과하는 지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VUI 앱을 통해 이들이 대출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동시에 기업은 직원 유지율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Yen Duong, 베트남 빈즈엉 공장 현장(Ⓒ 블룸버그)

향후 계획

증 당은 우버에서 일하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래서 그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었다. 또 맥킨지와 VNG의 금융 서비스를 담당하면서 배운 지식으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핀테크 영역에서 이들을 돕기 위해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이미 입증된 모델인 나노를 창업하게 되었다. 유사한 모델로 인도네시아의 GajiGesa부터 애니데이(AnyDay), 스퀘어(Square) 그리고 런던 기반의 구스토(Gusto)와 웨이지스트림(Wagestream) 등이 있다.

나노의 미션
급여 받는 방식을 바꿔,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근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재정적 웰빙을 향상시키며, 수백만 명의 베트남인에게 재정적 안정과 존엄을 제공한다.

나노 테크놀로지스 직원(Ⓒ Nano Technologies)

나노는 최종 사용자와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VUI 앱 출시 후 사람들의 삶이 크게 변했음을 발견했다.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나노는 지급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B2B 사업을 지원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나노의 목표는 직원들이 월급날을 기다리지 않고 언제든 소득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이 근로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노는 베트남에 계속 집중하고 직원 관리 및 상호 작용을 위한 도구를 포함하여 고용주를 위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인재 쟁탈전이 심화되면서 임금이 오름에 따라, 기업은 직원의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장기 설루션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VUI 앱을 HRM/출석 소프트웨어와 원활하게 통합하는 테스트도 하고 있다. 기업은 일반적으로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크고, 서비스를 채택하기 전 해당 서비스가 주류가 될 때까지 기다린 후 사용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기준 VUI 앱의 사용자는 35,000명이 되었다. 이는 초기 단계부터 대형 고객들과 함께한 결과다.

그들의 멋진 사명처럼 모든 근로자가 재정적 안정을 찾고, 더 나아가 기업이 인재 유지의 안정을 찾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글쓴이 이지연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 작가
베트남 비자인 캠버스 대표
<잘나가는 베트남 스타트업의 비밀> EBS Business Review Plus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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