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베트남 맛집 탐방기 ③성동구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반미 3.5
VEYOND는 베트남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탐구합니다.
VEYOND는 베트남 트렌드의 흐름과 맥락을 전달합니다.
VEYOND는 베트남에서 펼쳐질 비전을 함께 고민합니다.

Trend

베트남 맛집 탐방기 ③성동구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반미 3.5

icon view2794 2022-02-24
쌀국수

젊음이 넘치는 대학가는 예전부터 새로운 문물이 가장 먼저 유입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동남아 음식점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대학로나 홍대 앞을 가야만 베트남·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한국 1호 스타벅스도 이화여대 앞에 생겼다.

지금은 대학가의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맛있는 외국 음식점을 찾아볼 수 있다는 매력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찾아간 한양대 앞은 맛집으로 유명한 대학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베트남 음식 맛집 두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정갈하고 개운한 남부식 쌀국수가 일품인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

사이공은 남부에 위치한 베트남 최대의 도시 호찌민의 옛 이름으로, 1975년에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사이공도 많이 사용된다. 한국에서도 사이공리, 리틀 사이공, 미스 사이공 등 베트남 음식점들의 가게 이름에 자주 쓰인다.

포 사이공은 한국인 남편이 주문을 받고 베트남인 아내가 요리를 하는 매장으로,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부식 쌀국수를 맛볼 수 있다. 북부식의 맑은 국물과는 다르게 국물 색이 약간 약간 어둡다. 단맛, 양념맛, 향신료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정갈하면서도 개운한 국물맛이 일품으로, 북부식과는 또 다른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한국 음식 중에는 간장으로 간을 잡은 맑은 곰탕, 일본 음식 중에는 간장 맛이 강하지 않은 쇼유 라멘이 연상되는 맛이라고 할까.

별도의 소스나 레몬이 제공되지 않았는데 적절한 산미도 가미되어 있고 굳이 소스를 첨가할 필요가 없는 맛이었다. 면은 건면을 사용하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좀 딱딱해 보였지만, 먹어보니 너무 딱딱하지도 퍼지지도 않게 잘 조리되어 기분 좋게 술술 넘어갔다.

다른 면 요리 중에는 라면볶음(Mì xào)을 추천한다. 라면 면에 야채와 오징어, 홍합을 넣고 칠리소스로 볶아낸 음식으로, 베트남식 해물 라볶이라고 할 수 있다. 라면에 소스를 넣어서 볶으면 대체로 맛있을 수밖에 없지만, 오징어와 홍합이 굉장히 실하게 들어있는 데다가 부드럽게 익은 홍합에서는 웍으로 조리한 불맛이 제대로 났고, 잘게 썬 파인애플이 이국적인 맛을 더했다.

사이드 메뉴인 반꾸온(Bánh cuốn)은 현지에서도 가벼운 아침으로 먹곤 하는 음식이다. 쌀가루와 전분을 섞어 묽은 반죽을 얇게 펴서 찐 후, 소를 넣고 돌돌 말아 느억맘(베트남식 생선 액젓)이 들어간 소스에 찍어 먹는다. 중국 음식 중에는 창펀, 한국 음식 중에는 강원도의 메밀총떡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메밀총떡은 모양새는 비슷해도 맛이 많이 다르지만.

포 사이공의 반꾸온에는 목이버섯, 양파, 당근, 다진 돼지고기를 볶은 것이 소로 들어가는데 이게 일반적인 스타일이고, 지역이나 매장에 따라 새우 등의 해물을 넣기도 한다. 쫀득하지만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 피와 목이버섯 등의 씹는 맛이 있는 소가 어우러져 매력적인 맛을 자랑하는 반꾸온. 포 사이공에서는 반꾸온이 나오면 소스를 부어도 되냐고 손님에게 물은 뒤 그 자리에서 부어주니 찍먹파인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면이나 밥 메뉴는 1,500원 추가로 곱빼기 주문이 가능하고, 학교 앞이라서 그런지(한양대 정문에서 도보 3분 거리) 한식 메뉴도 같이 판매하고 있는데, 제육덮밥을 먹어본 바로는 베트남 메뉴에 비해 한식은 평범한 수준인 것 같다.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219-2
영업 : 오전 10시~저녁 9시
휴무 : 일요일

3.5평이지만 맛은 결코 작지 않은 포장 전문 반미 맛집, 반미 3.5

반미 3.5는 한양대에서 멀지는 않지만 대로변이 아닌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반미(Bánh Mì) 맛집이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베트남 이주 여성이 운영하는 이 곳. 3.5평의 작은 가게라 포장만 가능하지만 맛과 정성, 그리고 반미의 크기는 결코 작지가 않다.

반미는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로,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 시대를 겪으며 탄생한 일종의 퓨전요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음식 중에는 부대찌개와 통하는 부분이 있달까. 베트남 바게트는 프랑스와는 달리 반죽에 쌀가루를 넣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식용유를 넣어 부드럽게 만들거나 밀가루로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반미를 주문하면 오븐에 빵을 데운 후 반으로 갈라 닭 간으로 만든 파테(닭 간을 구운 후 곱게 갈아서 만드는 일종의 딥)를 빵 안쪽에 바르고, 식초에 담가 피클로 만든 무와 당근을 넣고, 그 위에 칠리소스와 느억맘 소스를 뿌린다. 거기에 고기, 햄, 미트볼 등의 메인 재료와 오이를 넣고, 파테를 바르지 않은 빵 안쪽 면에 고추가 들어간 또 다른 소스를 바르고, 느억맘 소스를 다시 한번 뿌리고, 오븐에 빵을 한 번 더 데운 후 마무리로 고수를 넣어 내준다. 물론 고수를 넣을지는 미리 물어본다.

가장 저렴한 5,500원 메뉴 중에는 계란 프라이 반미와 닭고기 반미가, 더 높은 가격의 메뉴 중에는 돼지 바베큐+햄 반미가 맛있었다. 계란 프라이는 즉석에서 부쳐서 만들어 주는데, 재료는 간단하지만 맛은 간단하지 않았다. 닭고기 반미는 잘게 찢어 향신료로 양념한 닭고기가 들어가는데 평소 동남아 향신료에 익숙하다면 입맛에 아주 잘 맞을 것이다. 돼지 바베큐+햄 반미는 베트남식 돼지 바베큐와 햄이 들어가는데, 둘 다 맛이 강하거나 향이 나는 재료는 아니라서 향신료 느낌이 덜한 반미를 먹고 싶다면 이 메뉴를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느억맘 소스나 파테의 맛이 그리 센 편은 아니라서 강한 향이 나거나 진한 맛이 나는 재료를 잘 못 먹는 분들도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고, 푸짐한 속 재료에 비해 들어가는 고수의 양도 많지가 않다. 고수를 잘 먹는 분들은 고수를 많이 넣어달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포장 제품이기 때문에 전자렌지에 30초 정도 돌리거나, 에어프라이어를 180도로 맞추고 3~4분, 맛있는 향이 올라올 정도로만 돌린 후 전자렌지에 마지막으로 데워서 먹으면 두 배로 맛있는 반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반미 3.5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사근동 180-2
영업 :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30분 (평일) / 오전 11시~저녁 7시 30분 (일요일)
휴무 : 토요일

※ 편집자 주: 현재 반미 3.5는 폐업하였으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베트남 맛집 탐방기 더보기

종로구 창신동 베트남 쌀국수 포항(phohang)
② 종로구 창신동 베트남 카페 어다우(adau)

글쓴이 미식의 별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맛보고 글 쓰는 음식 블로거.


to to top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