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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고 있는 한국 유아 시장, 베트남이 기회다

icon view6120 2022-03-07

③ 베트남의 유아 소비시장 점검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베트남의 교육 시스템은 크게 분류해 보면 유아교육, 일반교육, 고등교육으로 나눈다. 이 중 교육의 시작인 유아교육은 유아원(생후 3개월~, 3년)과 유치원(3~5세, 3년)으로 구분된다. 일반교육은 초등학교(6~10세, 5년), 중학교(11~14세, 4년), 고등학교(15~17세, 3년)로 나누며, 정규 교육 외에 직업훈련 교육과 보충교육이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교육산업은 대부분 공공교육기관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세계은행 보고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4세 이하의 유아 수는 760만 명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매년 130만 명 내외의 아기들이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에 반해, 베트남의 유치원 시설 현황은 2018년 말 현재 15,394개의 유치원과 197,104개의 교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이들 시설에서 5,633,122명의 어린이가 배우고 309,770명의 선생님이 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베트남 어린이들에 대한 유치원 교육의 보편화와 질의 향상을 위하여 베트남 정부 역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언급한 수치들을 바탕으로 유추하면, 유치원 당 평균 12.8개의 교실을 운영하고, 20.1명의 교사가 365.9명을 가르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교사 1인당 18.2명을 담당하고 있으나, 교사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행법에는 직업 자격증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유치원 교사들은 실질적 자격이 미달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2019년 실시될 예정이었던 법안에서는 최소한 대학 학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교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2018년 VietnamNet 등의 매체에 의하면 베트남 교육부는 전체 유치원 교사 중 34%(약 8만 명)의 교사 훈련을 위해 약 3,670만 달러를 지출할 계획을 검토 중이었다. 그리고 베트남 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는 “2018~2025 유치원 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2025년까지 사립유치원 취원율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설과 교육의 질에 대한 베트남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양(Quantity)보다 질(Quality)이 문제야!

공교육에 대한 베트남 학부모들의 불만은 사교육과 사립학교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이어져, 국제학교와 외국계 대학교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내며 그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교육사업 라이선스 자체를 받기가 매우 어려웠으나, 이미 오래전부터 베트남 정부도 외국인의 교육사업 투자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표준 법인세는 20%이나, 외국인의 교육사업에는 최초 4년간 법인세가 면제되고 그 다음 5년 동안은 5%의 법인세를 그 후에는 10%의 법인세가 적용된다.

취업 및 사업 등 경제활동의 기회 획득과 고품질의 교육에 대한 수요 등으로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인구의 도시집중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호찌민 중산층의 소득은 5,300달러로 베트남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는 ‘Euromonitor’의 보고를 기억하라. 베트남에는 교육비 지출에 있어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도 소득 수준이 높은 수요자가 많다. 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며 고급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국제학교 및 현지 진출 외국대학의 수요자들이다.

베트남 학부모들도 당연히 유치원 역시 외국어 습득이 가능한 국제학교의 유치원이나 사립 영어유치원을 선호한다. 과거 외국인 투자가 어려워 국제 사립 유치원이 희소성을 가지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의 조카가 설립·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찌민의 영어 유치원이 유명해진 이유이다.

국제학교는 일반적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에 체류 중인 외국인 학부모들의 수요에 베트남 부모들의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제학교의 유치원은 매우 부족하다. 한국 국제학교의 경우, 거주 한국인의 숫자가 폭증하면서 입학 경쟁률이 10대 1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거주 한국인 자체의 수요조차도 수용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선스 전문 현지 변호사의 전언에 의하면, 교육과는 무관한 사업을 하는 한국의 코스닥 기업이 이러한 추세를 판단하여, 국제학교(유치원~중학교) 설립 라이선스를 받고 1천만 달러 투자규모로 수영장 등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학교 건설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근래 들어 한국인들의 일반 사립 영어 유치원 개설을 위한 투자 시도가 있으나, 대부분 일반 주택이나 건물을 임대하여 유치원으로 인테리어를 개조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일부 잘 되는 곳들도 있으나, 실패 사례는 더욱 많이 접할 수 있다. 단순히 시장 수요만을 생각하고 쉽게 접근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수요자들은 고비용 교육비 지출에 대한 기대와 눈높이가 높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현지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경영 결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시설’과 ‘교육의 질’이다. 그러려면 양질의 교사 확보와 교육 콘텐츠는 물론이요, 수영장 같은 부대시설 및 등·하교 버스 운영 서비스 등 다양한 경쟁력을 생각해야 한다. 기본적인 유치원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유소년 영어 교육 수요를 고려하여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한 POLY어학원의 운영도 좋은 사례라 하겠다.

베트남의 유아교육시장은 수요기반이 매우 튼튼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영과 수익의 확보를 위해서는 자신들의 경쟁력과 투자 능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유치원뿐만 아니라 유아용 온라인 교육 콘텐츠 시장도 진입 적기로 보인다. 실제로 소규모이지만 EBS가 베트남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고, 필자 역시 현지 교육책임자와 협의 하에 참여하였다.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이미 우리는 많은 경험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며, 베트남 정부의 니즈도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의 높은 핸드폰 보급률은 모바일 교육 사업의 기반이다. 길거리에서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어린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요가 줄고 있는 한국의 온라인 교육업체들에게 베트남 시장은 큰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애 낳으러 싱가포르에 가요

최근 전세계를 휩쓴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게임들을 보며, 필자의 70년생 늦둥이 막냇동생이 생각났다. 학교 앞 노상에서 번데기와 달고나를 사먹거나, 리어카에서 팔던 작게 자른 해삼, 멍게를 무 위에 다닥다닥 꽂혀있는 곧게 편 옷핀으로 초장에 찍어 먹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10살 아래 막냇동생은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도깨비 시장에서 사다 나른 값비싼 거버(Gerber) 이유식과 노란 치즈를 먹고 자랐다. 잘 먹고 자란 탓인지 위의 형들과 달리 막내는 키가 180센티를 훌쩍 넘으며 건장한 서구식 체형이 되었다. 살기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조금이라도 여건만 된다면 보다 좋은 것을 먹이고 싶었던 것이 부모님의 마음이셨을 것이다.

우리가 그러했듯이 베트남의 부모들 역시 그들의 자녀에 대한 그 씀씀이가 달라져 가고 있다. 특히 ‘도이 모이’ 정책 이후 경제 발전을 체험하며 자란 지금의 젊은 베트남 부모들은 자신들보다 더 나은 것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자 모든 것을 바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아에 있어 가장 기본적 생필품인 유아용 분유제품의 80%가 이미 외국산들이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급화가 진행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작고 아담한 베트남 사람들의 체형도 지금의 어린이들이 청년이 되는 10여 년 후에는 더이상 보기 함들 것 같다.

베트남 중산층의 확대는 아기들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베트남 부모들의 영유아용품 소비 확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유아용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들이 증가하고 소비의 고급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베트남 유아 용품 산업 대표 기업 ‘꼰꿍'(출처: 굿모닝베트남)

베트남의 유아용품 대표적인 기업은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남부와 북부로 영역이 구분된다. 400여 개의 체인을 가진 남부지역 중심의 산모 및 아기용품 매장 ‘Concung’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3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Bibo Mart’가 그것이다. ‘Bibo Mart’는 2017년 일본 스미모토 그룹의 Asian Capital alliance Investment에게 지분 20%를 넘기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선택하고, ‘Concung’은 같은 해 Daiwa증권과 베트남 SSI Asset Management를 통해 투자가 이루어지며 두 회사는 경쟁을 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가치를 인정한 세계적 유명 전문 소매업체인 ‘Mothercare’ 역시 2018년 4월 유아, 어린이, 임산부를 위한 프리미엄 마켓에 도전장을 내밀며 함께 경쟁하고 있다. 이외 30~40여 개의 매장을 가진 로컬 중견업체들로는 ‘Tuti Care’, ‘Shop Tretho’. ‘Kids plaza’가 있다. 사업은 타이밍이다! 대부분의 베트남 사업 진출은 라이선스 취득 및 사업 정착까지의 비용을 고려하여 M&A를 통해 진출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니 일본의 사례와 현지의 중견업체들을 참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베트남 호찌민 ‘반한’ 대형 쇼핑몰에 3호점을 연 아가방갤러리(출처: 매일경제)

이렇듯 여러 나라의 기업들이 베트남 영유아 산업의 대표기업들의 지분 인수 등으로 공격적 시장 선점을 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 기업들은 큰 시장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나마 2016년 한국의 대표적인 유아용품 기업인 ‘아가방’이 ‘Saigon Coop Group’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며 1호점을 개설한 이후 2018년 호찌민 시에 오픈한 3호점을 보았을 때는 반갑기 그지없었다. 또한 2017년에 베트남 진출하여 최근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는 한국의 ‘캐리소프트’의 동남아 시장의 도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는 한국 기업 캐리소프트(출처: 한국기자협회)

그러나 유아용품 시장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도 대부분 한국 기업들은 직접 진출보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로열티만 챙기는 식의 간접적이고 소극적인 진출이어서, 성장의 속도감과 성과를 주도하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필자에게 한국 투자자들의 영유아용품에 국한된 좁은 시각을 보다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베트남은 신생아 출산에 비해 산부인과와 산모를 위한 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서비스와 시설이 열악하다. 의료시설의 부족하기도 하지만 서비스와 의료기술에 대한 불만족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거리상 가까운 싱가포르로 원정 출산을 가는 경우도 많다. 베트남에서 활동하던 필자도 경험하고 있지만 현지 교민들 역시 의료에 대한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의료 산업은 나중 기회에 다른 기사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싱가포르의 베트남 현지 교육 및 의료 등 서비스 산업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에 대해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신생아 수 감소로 문을 닫는 산부인과가 많고 산후조리원 역시 어려운 현실이며, 국내 병원들의 영리 사업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한국의 의료산업과 산후조리원, 산모와 아기를 위한 각종 서비스업들은 베트남 진출에 관심을 가져도 좋은 상황이다.

김우성의 Vietnam In & Out
① 베트남 판타지, 그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하다
② 신분 상승의 사다리, 베트남 교육 시장
③ 베트남의 유아 소비시장 점검

글쓴이 김우성 (woos1961@gmail.com)
BNT컨설팅 대표
서강대 대학원 국제경제학
메리츠증권 마케팅팀장
이데일리 웹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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