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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맛집 탐방기 ④경기도 부천시 맛집 김파퍼 베트남 쌀국수

icon view3247 2022-04-03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부천의 외국인 주민 수는 전국 7위에 달한다. 안산, 수원, 화성, 시흥, 영등포, 구로, 부천 순이다. 그런 만큼 외국인 주민들의 향수를 달래줄 현지인 식당 또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베트남 식당 중에는 순위에 꼽을만한 곳으로 부천시 소사본동에 위치한 김파퍼 베트남 쌀국수가 있다.

김파퍼 베트남 쌀국수는 한국인 남편과 베트남인 아내가 운영하는 곳으로, 남편은 카운터를 아내는 주방을 담당한다. 가게 이름은 아내분 성함(김파) 뒤에 베트남어로 쌀국수를 뜻하는 퍼(phở)를 붙인 것인데, 퍼는 한국에서는 보통 ‘포’라고 표기하지만 실제 발음은 ‘퍼’에 더 가깝다.

가게 내부는 굉장히 깔끔한 편이며, 한 켠에 여러 가지 베트남 식료품도 판매하고 있다.

시원한 해물 쌀국수와 향이 좋은 비빔 쌀국수가 일품

소고기 쌀국수 맛이 남부식 느낌이 들어 여사장님에게 고향을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베트남 남부의 호찌민 출신이라고 한다. 북부식은 국물 맛이 맑다면 남부식은 국물 맛이 진한데, 김파퍼의 소고기 쌀국수는 국물에서 마치 간장양념한 불고기 맛이 느껴졌다. 여기에 해선장과 스리라차 칠리 소스를 넣어서 먹는데, 매운맛을 원한다면 달짝지근한 스리라차 소스보다는 매운맛만 가미해주는 매장에서 만든 고추양념 쪽을 더 추천한다. 그리고 이 고추양념은 다른 여러 메뉴들의 맛을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불고기 국물 느낌이 나는 남부식 소고기 쌀국수
매운맛을 원한다면 고추양념을 달라고 하자. 고수는 셀프 코너에서 마음껏 가져갈 수 있다. 혹시 통이 비어있다면 채워달라고 하면 된다.

예를 들어 분 버(분보훼 Bún bò huế)는 국물이 약간 밋밋한 느낌이 드는데, 여기에 고추양념을 한 스푼 넣으면 맛이 살아나면서 마일드하고 매콤한 소고기국밥 같은 국물 맛이 된다. 분 버에는 소고기와 족발, 선지, 햄이 들어가는 터라 건더기도 참 국밥스러워 밥을 말아 먹고 싶었지만, 조리가 잘 된 오동통한 쌀국수면의 식감이 매력적이라 그 충동을 억누를 수 있었다.

소고기 국밥 같은 맛의 분 버. 오동통한 면의 식감이 매력적이다.

이 가게의 국물있는 쌀국수 메뉴 중 가장 추천하는 해물 쌀국수 매운맛의 경우 이 고추양념을 넣어 끓여서 나오는데, 향신료가 들어간 맑고 시원한 국물의 베트남식 해물 짬뽕 같다. 재료도 짬뽕과 비슷하게 모시조개, 새우, 오징어, 양파, 당근, 새송이버섯, 브로콜리가 들어가고, 다만 다른 점이라면 쌀국수라서 숙주가 들어있다는 점이겠다. 기분 탓일까? 순한맛에 고추양념을 넣어서도 먹어보았지만, 양념을 넣은 후 열을 가해서 그런지 미세한 차이로 매운맛이 좀 더 맛있었다.

해물 쌀국수는 시원한 국물도 좋고, 넓적한 면을 쓰는 것도 좋았다. 베트남에서 해물이 들어간 쌀국수는 일반적으로 가느다란 면을 많이 사용한다.

또 다른 추천메뉴는 비빔 쌀국수인데, 구운 돼지고기와 짜조(베트남식 튀김 만두), 타이 바질, 상추, 초절임한 무와 당근, 땅콩을 가느다란 쌀국수 면과 함께 새콤달콤한 양념에 비벼 먹는 메뉴로, 맛의 핵심은 타이 바질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 바질은 태국어로는 호라파(โหระพา), 베트남어로는 라우 흥 궤(Rau húng quế)라고 부르며, 한약향이 살짝 가미된 민트 같은 향이 나는데 민트만큼 자극적이지 않은 상쾌함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먹어본 타이 바질은 한약향이 좀 더 강했던 기억이 있다. 강하지 않은 양념 맛이 타이 바질의 향을 더 잘 살려주는 것도 같지만 자칫 밋밋하게도 느껴지기도 하는데, 고추양념을 한 스푼 넣어서 비비면 소스 맛에 악센트가 생기면서 맛이 더 풍부해진다.

베트남 음식은 역시 향채로 완성된다는 걸 김파퍼의 비빔 쌀국수가 느끼게 해준다.

혹시 이런 일반적인 메뉴가 아닌, 정말 하드코어한 현지식을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분 맘(Bún mắm)을 추천한다. 분 맘은 베트남 남서부 음식으로, 어장(魚醬)을 풀어 국물을 만들고 면 위에 해물, 돼지고기, 야채를 올려서 먹는 쌀국수다. 캄보디아와 인접한 베트남 남서부로 유입된 캄보디아 음식이 베트남식으로 변형된 메뉴다.

분 맘 국물은 서양의 앤초비처럼 생선 살이 녹아있는 어장(魚醬) 두 종류를 물에 풀어서 만드는데, 베트남 어장(魚醬)하면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액젓 느억맘(Nước mắm)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찝찔쿰쿰한 향이 콧속을 자극한다. 더구나 김파퍼의 분 맘에는 현지처럼 슬라이스한 바나나꽃과 타이 바질이 듬뿍 올라가니, 현지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안성맞춤의 메뉴라고 할 수 있겠다. 분 맘의 냄새를 잡는 데도 고추양념은 필수인데, 주방에 레몬도 청해서(기본으로 제공되지는 않는다) 넣는 것이 좋을 것이다. 참고로 김파퍼의 게 쌀국수 국물도 분 맘 국물과 비슷한 느낌이라, 이왕이면 현지식 고명이 올라가는 분 맘을 먹는 게 더 낫다.

레몬과 고추양념으로도 분 맘 국물의 비릿함은 완전히 잡히지 않는다. 바나나꽃은 별다른 맛은 없고, 아작아작 씹히는 식감을 주는 식재료다.

음료와 후식 – 코코넛 생과일, 사탕수수, 베트남 과일음료

베트남 식당에서는 음료 겸 후식으로 베트남 커피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김파퍼에서는 다른 메뉴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음료로는 코코넛 생과일과 사탕수수가 있다. 베트남 식당에서 코코넛을 파는 곳은 꽤 많아졌지만 사탕수수즙을 짜서 파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김파퍼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고, 둘 다 남국의 자연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매력적이다.

코코넛과 사탕수수즙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베트남 식당은 아직은 드물다.

하지만 이 두 음료보다 좀 더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베트남 과일음료 쩨타이(Chè Thái)인데, 쩨(Chè)는 한국의 빙수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베트남의 인기 간식 중 하나이다. 빙수와 비슷하게,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쩨가 만들어지는데 그 중에서 쩨 타이(Chè Thái)는 여러 가지 과일이 들어간 쩨를 뜻한다.

김파퍼의 베트남 과일음료는 코코넛 밀크에 여러 가지 젤리와 잭 프루트, 용안(龍眼 롱간)이 들어가고 위에 두리안을 올려서 내는데, 달콤한 코코넛 밀크와 함께 한 번에 여러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어 만족도 높게 후식을 즐길 수 있다. 두리안 향이 걱정될 수 있겠지만, 숙성이 많이 되지 않은 것을 사용해서인지 향이 강하지는 않아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냄새보다는 스푼이 작아서 오히려 먹는 데 애를 먹었다.

용안은 표면의 껍질 아래에 커다란 씨앗이 있으니, 통째로 깨물지 말고 과육만 벗겨 먹도록 하자.

김파퍼 베트남 쌀국수

주소 :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136 드림타워
영업 :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휴무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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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창신동 베트남 쌀국수 포항(phohang)
② 종로구 창신동 베트남 카페 어다우(adau)
③ 성동구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반미 3.5

글쓴이 미식의 별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맛보고 글 쓰는 음식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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