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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평등을 이루다! 베트남의 이러닝(e-Learning) 산업

icon view4517 2022-05-25

스마트러닝으로 교육 평등을 해결한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지상 인터넷망이 마비되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단말기 5,000대를 지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남태평양 통가에서 해저 화산 폭발로 통신망이 마비되었을 때도 단말기를 지원한 적이 있다.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지상 통신망의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필리핀에도 아시아 최초 서비스 도입을 약속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발생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통신의 발달은 교육산업에도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수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반드시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를 거쳐야만 했던 시절, 필자 세대는 수험공부를 위해 비용이 저렴한 ‘성문 종합영어’나 ‘수학의 정석’ 단과반 강좌를 듣기 위해 학원이 몰려 있던 종로까지 나가야만 했다.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들으려면 몇 백 명씩 빼곡히 가득 찬 콩나물 강의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 당시의 유명 강사들은 후일 사교육 기업의 수장이 되거나 유명 사학의 설립자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가지고 온라인 영상강좌를 통해 편하게 공부하는 시대이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베트남에서도 아직은 오프라인 학원 사업이 주를 이루지만, 지리적 문제로 인한 교육 기회 불평등과 학부모들의 높은 학비 부담 이슈 및 편리성 등의 이유로 온라인 교육이 이제 서서히 확산되는 단계이다. 베트남 사람들의 열정적인 교육열에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지형이 남북으로 약 1,60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으나 도로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여 교류가 수월하지 않다. 때문에 하노이나 호찌민 같은 대도시나 하이퐁, 다낭, 달랏 등 중소도시를 제외하면, 북부 산간의 소수민족 지역을 비롯하여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의 시골 벽지가 매우 많은 상황이며 이들은 평등한 교육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로서는 지형적·사회적 특성으로 인해 공적 교육과 사교육이 평등하게 제공될 수 없기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공적 교육 보편화의 대안으로 시공간이 자유로운 스마트 러닝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최대 그룹 중 하나인 VNPT그룹 본사 건물에 일본의 NTT가 ‘스마트 클래스 쇼룸’을 전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발 빠른 대처에 놀라울 뿐이다. 반면에 필자 역시 우리나라 한 그룹의 요청으로 VNPT의 스마트 러닝 사업 검토에 참여한 적이 있으나 한국 기업의 소극적인 사고로 기회가 소멸된 적이 있는데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스마트 러닝은 단순히 콘텐츠만이 아니라 부수적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이러닝, 성장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베트남의 사교육 시장은 수요에 비해 서비스의 질이나 시스템 공급이 매우 부족하고 열악하여 성장단계 진입을 위한 구간에 있다고 사료된다.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베트남 통신 산업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고, 베트남 젊은이들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들에 대해 매우 능숙하며, 학부모들은 새로운 교육 서비스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자체가 오랜 기간 동안 교육 개혁을 해 온 곳이고, 2015년 디지털 교육 부문에서 FDI(외국인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45개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등 큰 성장을 이뤄왔다. 이를 통해 향후 베트남 이러닝(e-Learning) 시장은 일본, 싱가포르, 영어권 국가들의 투자를 바탕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현대적인 기술이 더해진 교육 툴과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 교육기업들에게는 지금이 베트남으로 진출하기 좋은 시점으로 판단된다.

베트남 서민들에게 있어 교육은 신분 상승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그 어느 나라에 비해 밀리지 않으며, 그 원인에 대해서 지난 칼럼들을 통해 수차례 서술해 왔다. 양질의 교육 환경과 일자리를 찾기 위한 베트남의 도시화는 매우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의 현재 도시 인구 비율은 34%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40.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ANZ의 자료 전망에 따르면 베트남 중산층은 2020년에 4,4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이라 예상된다. 통신망의 발전 및 급속한 도시화와 중산층의 확대는 교육산업의 급성장을 견인하기에 충분하다.

2021년 World Bank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1인당 GDP가 2016년 2,192달러에서 2020년 2,785달러까지 상승하며, 온라인 학습을 위해 필요한 인터넷 인프라 환경 조성 및 PC 스마트폰 등의 기기 보급이 늘어나 온라인 교육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15년 45%에 불과하던 인터넷 보급률이 2019년 68.7%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였고, 2021년 Statista의 보고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6천1백만 명 이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은 63.1%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2021년 OCD analysis에 발표된 바, 2019년 베트남 온라인 교육 시장 규모는 14.4억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32.3%의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어 2021년은 20.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이러닝(e-Learning) 설루션 제공 업체인 Doceb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6년 기간 동안 베트남 온라인 교육시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몇몇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Vietnam Economic Times는 베트남의 온라인 교육시장은 아직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했으며, 외국어 코스는 잘 발전하고 있는 반면, 졸업생 및 근로자들을 위한 코스와 대학 입시 준비 코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베트남 전문가들은 어린이 온라인 교육 시장이 앞으로 더 큰 개발 잠재력을 가질 것이며 전체 교육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역을 확장해 가는 베트남의 이러닝 기업들

아래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베트남의 이러닝(e-Learning)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 방증으로 먼저 베트남 이러닝(e-Learning)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2018년, 베트남의 대표 에듀 테크 기업 중 하나인 Topica는 5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ELSA는 최근 Google 투자 펀드로부터 7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Topica는 무들(Moodle) 플랫폼—오픈 소스 전자학습 플랫폼—을 활용해 대학에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시작해, 영어·IT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B2C 시장에서도 꽤 큰 성과를 거두며 1,700명의 직원이 움직이는 거대 교육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도 진출했다.

ELSA는 2015년에 베트남 국적의 Van Dinh Hong Vu와 음성인식 연구가 Xavier Anguera 박사가 공동 창업하여 개발한 영어 학습자의 발음과 말하기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AI 응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현재 전 세계 101개국에서 4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은 ELSA 서비스 지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시장으로, 2018년 4배로 성장했으며 2019 이후에는 더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여 년 전 이러닝(e-Learning)이 베트남에 처음 등장한 이후, 2013년부터 주요한 교육시스템으로 인정을 받으며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Nguyen Tri Hien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8월 기준 150개의 이러닝(e-Learning) 학습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으며, 이 중에 80%가 2016년 1월 이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온라인 교육의 핵심 주요 콘텐츠인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 외에도, 대학 진학을 위한 초·중·고 과정과 유아 교육 그리고 소프트 스킬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급속히 발전하며 확장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학생들이 학습에 많이 사용하는 Hocmai.vn은 약 1천여 개의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kyna.vn은 18세 이상의 학생들을 위한 기술교육 사이트였지만 현재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아동 및 학부모를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초창기 4년과 비교하여 지금은 학생 수가 6배 증가했다고 한다.

현재 베트남 이러닝(e-Learning) 교육의 주요 프로그램은 외국어와 대학 입학시험을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소프트 스킬 등의 기술교육으로 구분되나, 유아 교육용 프로그램 등도 급성장이 예상된다. 그 외에도 사립대학 혹은 사립 시설에서 수여하는 학사 학위과정이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진 이러닝(e-Learning) 교육 사이트 중 유아용 사이트로는 연령대별 게임 형태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CPVM과 유아 대상 영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Tienganh123가 있으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Chamhoc가 있다. 입시 교육을 위한 주요한 웹사이트로는 Hocmai 외에도 Onschool, Viettelstudy 등이 있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Topica나 ELSA가 베트남을 넘어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있음을 한국 교육기업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

베트남 젊은이들의 끝없는 자기 계발 열정

베트남의 이러닝(e-Learning) 시장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볼 부문은 ‘평생학습 시장’이다. WEF(World Economic Forum)의 보고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 중 베트남의 젊은이들이 평생학습에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8월 하노이에서 발표된 WEF(세계 경제 포럼) 보고서 ‘ASEAN Youth : Technology, Skills and the Future of Work’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및 베트남 등 국가의 15~35 세 5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다. 이 결과에는 ‘기술 및 일의 미래’에 관한 아세안 젊은이들의 견해와 우선순위 및 관심사가 담겨 있다.

베트남의 젊은이들 중 63.6%는 자신의 교육 및 기술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의 평균인 52.4 %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말레이시아 52.6%, 싱가포르 51.9%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취업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많은 기술의 내구성이 감소하면서 성장 사고와 평생 학습에 대한 노력이 미래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Nguyen Manh Hung 베트남 정보통신부 장관은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따라서 사람들은 기술에 대한 지속적 학습을 통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보고서도 역시 개인의 삶이 시작될 때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서 평생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으로 접근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 있는 평생교육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적 유사한 정서를 가진 베트남 및 아세안 국가들에 적용한다면 새로운 교육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필자가 한국의 여러 교육 기업 및 교재 출판 업체 등을 자문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은 이러하다. 그저 베트남 열풍 속 넘보기나 남들이 하니까 또는 대표가 지시하니까 그냥 한번 검토해 볼까 하는 식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고를 벗어나, 기업의 생존 전략과 시장 확대에 대한 개척정신을 가지고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기이다. 인구학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악화가 불가피한 한국의 여러 교육 기관 및 기업들과 관련 업체들이 시야를 넓혀 대체 시장 개척에도 관심을 가짐으로써 한국 교육산업의 저력이 널리 퍼지길 바라는 바다.

김우성의 Vietnam In & Out
① 베트남 판타지, 그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하다
② 신분 상승의 사다리, 베트남 교육 시장
③ 베트남의 유아 소비시장 점검

⑤ 학생들의 최종 목적지, 베트남 대학 이야기
⑥ 교육의 평등을 이루다! 베트남의 이러닝(e-Learning) 산업

글쓴이 김우성
BNT컨설팅 대표
서강대 대학원 국제경제학
메리츠증권 마케팅팀장
이데일리 웹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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