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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맛집 탐방기 ⑦특별한 베트남 쌀국수를 찾아서 – 홍대 앞 꼬이, 신촌 맘맘테이블

icon view3532 2022-06-07

※ 소개한 매장의 현재 메뉴와 가격은 기사 작성 시의 방문 시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과거 신촌은 새롭고 힙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고, 이후에는 홍대 앞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에는 을지로나 성수동 등이 더 힙해지고 있지만, 신촌과 홍대 앞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DNA는 그래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을지로나 성수동 또는 창신동 베트남 타운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특별한 쌀국수를 홍대 앞과 신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소고기 스튜로 만든 베트남 쌀국수, 홍대 앞 꼬이(Cỗi)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생긴 요리 중 ‘보코(Bò Kho)’라는 것이 있다. Bò는 소고기 Kho는 조리다는 뜻으로 보코는 베트남식 소고기 스튜를 말한다. 보통은 베트남식 바게트인 반미와 같이 먹지만 이를 쌀국수로 만든 메뉴를 홍대 앞 꼬이에서 맛볼 수 있다. 참고로 솟방(Sốt Vang)도 보코와 비슷한 음식인데, Sốt은 뜨거운 Vang은 와인이라는 뜻으로 와인을 넣고 끓인 소고기 스튜를 뜻한다.

꼬이의 보코는 납작한 면인 ‘퍼’가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도 퍼 보코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지만 꼬이에서는 그냥 보코라고 부르는데, 메뉴 이름이 어떻든 간에 맛은 확실히 베트남의 그것이다. 가게 이름인 꼬이(Cỗi)는 뿌리라는 뜻의 베트남어로, 베트남 음식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의미로 지었다고 하는데 그 진정성이 느껴지는 메뉴라고나 할까.

왼쪽이 보코, 오른쪽이 퍼 보(소고기 쌀국수) / 퍼 보도 맛이 괜찮았지만, 보코와 비교하니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졌다.

꼬이의 보코에는 퍼 보(소고기 쌀국수) 국물 베이스에 베트남식으로 오래 끓여서 부드럽게 만든 소고기와 힘줄(스지)이 듬뿍 올라간다. 소고기 국물의 풍미와 소고기 스튜의 맛이 합해져 감칠맛이 배가 된다. 또한 보코를 만들 때 사용되는 팔각(스타 아니스) 향이 국물에서 느껴지는데, 국수와 국물을 먹고 마실 때마다 콧속을 부드럽게 간지럽히는 팔각의 향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일일 20그릇 한정 판매라 주말 저녁에는 떨어지고 없는 날도 있지 않을까 싶고.

이 외에도 대부분의 메뉴에서 베트남의 맛을 내겠다는 진정성이 느껴졌지만, 특별히 먹어볼 메뉴를 더 꼽는다면 퍼싸오와 껌팃코가 아닐까 싶다. 퍼싸오는 타마린드(새콤한 맛이 나는 콩과의 열대식물) 소스로 만든 볶음면으로, 조리가 잘 된 면의 식감도 좋고 동남아풍의 새콤한 단짠맛이 입맛을 당긴다. 고수와 같이 먹으면 맛이 더 좋은데, 고수를 좋아한다면 추가로 청하게 될 것이다.

퍼싸오(좌) / 껌팃코(우)

껌팃코는 간장과 설탕(팜슈가), 피시소스(느억맘)와 코코넛워터를 넣어 만드는 베트남식 돼지고기조림인데, 코코넛과 피시소스의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끈적한 단짠맛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베트남의 맛이며 꼬이(=뿌리)라는 매장명에 어울리는 메뉴라고 할 수 있다. 밥과 고기를 그냥 먹어도 좋지만, 고기를 잘게 찢어서 비빔밥처럼 비벼 먹으니 더 입에 맞는 느낌이 들었고. 비빌 때 테이블 위에 놓인 굵게 간 고추를 살짝 넣어도 좋겠다.

꼬이는 짜조에서도 베트남 맛을 추구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짜조는 보통 호불호가 없는 사이드 메뉴다. 하지만 꼬이의 것에서는 피시소스의 쿰쿰한 향이 제대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맛있게 먹었지만, 생선 젓갈 향에 예민한 분들은 참고하시길.

피시소스의 향을 제대로 담고 있는 짜조(좌) / 분보후에(우)

위 오른쪽 사진 속 분보후에는 맛은 좋았지만 고명이 아쉬웠다. 원래는 좀 더 다양한 고명이 올라가야 하지만 선지와 족발이 빠져있었다. 또, 보통 굵고 둥근 면을 사용하는데 꼬이는 납작한 면인 퍼를 사용했다. 아무래도 홍대 앞에서 파는 쌀국수에 넣기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고명이라 생략한 것이겠지만, 주문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꼬이의 메뉴판, 메뉴 설명을 참고하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

꼬이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2-14
영업 : 오전 11시~저녁 10시
휴무 : 일요일


태국에 똠얌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깐쭈어가 있다, 신촌 맘맘테이블

태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똠얌꿍이 있다. 똠얌꿍은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꼽히지만 새콤달콤한 맛에 피시소스와 각종 향채의 향이 어우러져 한국인들에게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메뉴이기도 하다. 태국말로 똠은 끓이다, 얌은 섞는다는 뜻으로 똠얌은 여러 재료를 넣어 끓인 수프를 뜻하며, 꿍은 새우라는 뜻으로, 다시 말해 똠얌꿍은 새우를 넣어 만든 똠얌이다.

베트남에도 태국의 똠얌과 비슷한 깐쭈어(Canh Chua)라는 음식이 있는데, 깐은 베트남어로 국, 쭈어는 시다는 뜻이다. 즉, 신맛 나는 국이라는 뜻의 깐쭈어는 똠얌꿍처럼 뒤에 재료 이름이 붙는다. 예를 들어 새우가 들어간 깐쭈어는 깐쭈어톰(tȏm)이다.

똠얌은 워낙 유명한 요리다 보니 대부분의 태국 식당에서 맛볼 수 있지만, 깐쭈어를 파는 베트남 식당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신촌의 맘맘테이블에서는 깐쭈어를 가지고 만든 ‘분깐조’라는 쌀국수를 맛볼 수 있다. 참고로 맘맘테이블에서는 ‘깐쭈어’를 ‘깐조’로 표기한다.

분깐조를 주문하면 테이블 위에 올라온 쌀국수에서 먹기도 전에 이미 그 풍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라임, 레몬그라스, 코코넛, 피시소스 등의 향에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입맛을 다시게 되는데, 한 입 먹어보면 잘하는 태국음식점의 똠얌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맛이다. 새콤하고 매콤하고 달콤한 온갖 맛이 느껴지지만 거칠지 않고 깔끔하며 밸런스가 잘 맞는다.

분(가늘고 동그란 면)깐조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분을 써야 하지만, 맘맘테이블의 분깐조에는 납작한 퍼가 들어간다.

건더기도 굉장히 푸짐하다. 오징어, 새우, 목이버섯, 피쉬볼, 미니새송이 등이 끊임없이 나온다. 피시소스의 향이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그럴 땐 테이블 위의 스리라차 소스를 살짝 뿌려주면 맛을 별로 해치지 않으면서 향을 잡을 수 있다.

또 다른 추천 메뉴인 껌팃코는 홍대 앞 꼬이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메뉴 이름은 껌팃코(co’m = 밥, thịt = 돼지고기, kho = 조림)라고 되어 있지만, 돼지고기 조림이 아니라 볶음으로 나온다. 음식의 형태만 놓고 보면 팟 끄라파오 무쌉(바질 돼지고기 볶음)이라는 태국 음식에 가깝다. 사실 비슷한 형태의 아시아 음식이 여기저기 있기는 하지만.

껌팃코(좌)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서 꽤나 감탄을 하면서 먹었다. 분짜(우)도 맛이 좋았지만(특히 고기의 양념 맛이 좋았다) 껌팃코가 너무 훌륭했다.

메뉴를 주문하면 주방에서 웍을 흔들면서 재료를 볶는 소리가 호쾌하게 들려오는데, 나온 음식을 보니 과연 제대로 잘 볶은 불향이 접시에서 느껴진다. 이곳의 껌팃코는 잘게 간 돼지고기에 달짝지근한 베트남 간장을 넣고 센 불에 볶아내어 단짠맛과 불향이 입과 코를 즐겁게 만든다. 잘 만든 중화풍 볶음요리 같은 느낌의 맛이랄까. 간이 좀 강하게 느껴진다면 밥을 더 청해서 밥과 고기를 비벼도 좋다. 면과 밥 추가는 무료이다.

맘맘테이블의 메뉴는 단출하지만 발군의 완성도를 보여주며 가격도 저렴하다. 신촌 맛집을 통틀어서 손에 꼽을만한 곳이라 하겠다.

맘맘테이블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창천동 13-13
영업 : 오전 11시~저녁 10시
휴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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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종로구 창신동 베트남 쌀국수 포항(phohang)
② 종로구 창신동 베트남 카페 어다우(adau)
③ 성동구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반미 3.5
④ 경기도 부천시 맛집 김파퍼 베트남 쌀국수
⑤ 경기도 광명시 맛집 ‘군스포’
⑥ 색다른 베트남 음식이 궁금하다면? 일이삼조브이앤(123-ZO.VN)

글쓴이 미식의 별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맛보고 글 쓰는 음식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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