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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맛집 탐방기 ⑧분짜와 반미솟방이 맛있는 숭실대입구 맛집 ‘비비엣’

icon view3498 2022-06-29

※ 소개한 매장의 현재 메뉴와 가격은 기사 작성 시의 방문 시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1년 4월 숭실대 앞에 오픈한 매장으로, 비(Vị)는 맛, 비엣(Việt)은 베트남을 뜻한다. 그러니까 베트남의 맛이라는 이름의 가게다. 맛도 좋지만 대학교 바로 앞에 있어 학교 앞답게 양도 푸짐하고 가격까지 저렴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맛집이다. 더구나 매월 첫 번째 토요일에는 65세 이상 손님에게 쌀국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착한 가게이기도 하다.

손님은 대부분 한국인이긴 하지만 베트남 유학생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2021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 조사에 의하면 1위는 중국 유학생 67,348명(44.2%), 2위는 베트남 유학생 35,843명(23.5%)으로 집계됐다. 그런 만큼 대학교 앞 베트남 식당 또한 메뉴가 다양해지고 맛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비비엣은 그러한 현상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고기완자가 들어간 분짜와 베트남식 소고기 스튜

베트남 식당의 기본 메뉴라 할 수 있는 소고기 쌀국수도 준수했지만, 그보다 더 추천하는 비비엣의 메뉴는 ‘분짜’와 ‘반미솓방'(보통 반미솟방이라고 부르는데 지금은 가게 메뉴판의 표기를 따랐다.)이다. 얇고 동그란 면(분)을 느억맘(피시소스)으로 만든 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서 구운 고기와 함께 먹는 분짜는, 어느덧 분짜를 메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여럿 생겼을 정도로 대중적인 메뉴가 되었지만 비비엣의 것은 모양새가 조금 다르다.

비비엣에서 분짜를 주문하면 동그란 볼에 찰랑찰랑하게 한가득 담긴 따뜻한 분짜 소스를 조심조심 가져다준다. 볼 안에는 구운 고기와 함께 구운 고기완자가 듬뿍 들어있다. 한국에서 분짜를 시키면 보통 구운 고기만 있고 고기완자까지 나오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데, 먹어보면 맛의 변주가 하나 늘어나는 것만으로 식사의 만족도가 대폭 상승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간 마늘과 잘게 썬 고추를 분짜 소스에 조금 넣으면 매운맛이 더해지고 피시소스 맛이 누그러들어 한국인 입에 좀 더 잘 맞는 맛이 된다.

왼쪽이 분짜, 오른쪽이 반미솟방

반미솟방은 반미(베트남 바게트)와 베트남식 소고기 스튜가 함께 나오는 메뉴다. 솟방에서 솟(Sốt)은 뜨거운, 방(Vang)은 와인이라는 뜻으로 와인을 넣고 끓인 소고기 스튜를 뜻한다. 볼에 찰랑찰랑하게 가득 담긴 스튜에 바게트를 찍어 먹으면 된다. 볼 바닥에는 당근과 감자, 소고기가 잔뜩 가라앉아 있다. 프랑스식 소고기 스튜와는 달리 와인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 와인의 풍미는 별로 나지 않는다.

대단히 특별한 맛이라기보다는 익숙한 듯 낯선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감칠맛과 건더기(당근, 감자, 소고기)는 익숙하고, 맛을 내는 데 쓰인 양념의 맛은 조금 낯설다. 한국에서는 아직 파는 곳이 별로 없는 반미솟방. 백종원 씨가 해외 음식을 맛보고 소개하는 케이블 TV 방송에 나온 메뉴인데, 그 맛이 궁금하다면 해외에 나가기도 망설여지는 지금 비비엣을 방문해서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현지 맛의 반미와 꼬들꼬들한 볶음밥

비비엣은 반미솟방도 맛있지만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베트남식 샌드위치로 ‘반미’ 또한 맛이 훌륭하다. 구운 돼지고기가 들어간 ‘비비엣 반미’와 ‘계란 반미’ 둘 다 맛있었다. 부드러운 바게트와 풍부하게 들어간 속 재료, 꼬릿한 느억맘의 감칠맛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다만 느억맘이 풍성하게 들어간 현지 맛에 익숙지 않다면 피하는 것이 좋을 메뉴이기도 하다.

반미도 훌륭했지만, 한국에서 맛있는 볶음밥을 먹으려면 중식당보다 베트남 식당을 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볶음밥이 맛있었다.

반면에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메뉴로는 볶음밥이 있다. 주문을 하니 주방에서 웍을 흔드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기대가 됐다. 받아본 결과물 역시 기대만큼 만족스러웠다. 기름지거나 느끼하지 않으면서 불 맛이 느껴지는 꼬들꼬들한 식감이 알알이 살아 있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었지만 간이 싱겁게 느껴진다면 해선장을 뿌려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칠리소스는 넣지 않거나 해선장의 1/4 정도만 넣기를 추천한다.

바삭하고 촉촉한 베트남식 옥수수튀김이 일품

대부분의 베트남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사이드 메뉴, 스프링롤(Gỏi Cuốn)과 짜조를 비비엣에서도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프링롤보다는 짜조가 맛이 좋았다. 누가 먹어도 맛있을 크고 통통한 잘 튀긴 튀김의 맛이랄까. 하지만 좀 더 특별한 사이드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옥수수 버터 튀김을 추천한다.

스프링롤은 맛이 좀 밋밋했다. 음료도 다 마셔봤는데, 역시 생 코코넛 주스가 최고다.

옥수수 버터 튀김은 베트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간식이다. 현지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베트남 식당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대학교 앞 베트남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삶은 옥수수 알갱이에 튀김가루(또는 밀가루), 전분, 커스터드 파우더 등을 묻혀 튀긴 후, 튀긴 옥수수 알갱이에 녹인 버터를 코팅해 만드는 옥수수 버터 튀김은 한때 유행이었던 마약 옥수수의 베트남 버전이라 할 만하다.

옥수수 버터 튀김은 스포츠 중계나 영화를 보면서 먹으면 딱 좋지 않을까 싶었다. 칼로리의 압박이 무섭긴 하지만.

커스터드 파우더가 들어간 껍질은 바삭한 과자 같은 맛이 나고, 이와 대비되는 촉촉한 옥수수 알갱이의 맛과 식감 때문에 계속 손이 간다. 혹시 시간이 지나면 껍질이 눅눅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바삭함은 식사를 마칠 때까지 유지되었다. 다만 양이 꽤 많아서 계속 먹다 보면 물리는 기분도 드는데, 그럴 때는 해선장 또는 칠리소스를 뿌려 먹어도 맛이 좋다. 탄수화물 덩어리라 칼로리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한 맛이다.

비비엣

주소 :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506-1
영업 : 오전 10시 30분~저녁 8시
휴무 : 매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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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성동구 포 사이공 베트남 쌀국수&반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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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색다른 베트남 음식이 궁금하다면? 일이삼조브이앤(123-ZO.VN)

특별한 베트남 쌀국수를 찾아서 – 홍대 앞 꼬이, 신촌 맘맘테이블

글쓴이 미식의 별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맛보고 글 쓰는 음식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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